우리은행 매각 재시동… 이르면 7월 공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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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6월 공적자금관리위 보고

금융당국이 우리은행 재매각에 시동을 걸었다. 이르면 다음 달 매각 공고를 낼 계획이다.

6일 금융당국과 우리은행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중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 우리은행 매각 방안을 보고할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해 발표한 대로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은행 지분을 4∼10%씩 과점(寡占)주주에게 쪼개 팔겠다는 구상”이라며 “공자위에 보고한 뒤 최종 수요확인(tapping)에 나서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7월 공청회를 열어 우리은행 매각에 대한 시장의 의견도 수렴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시장 수요가 충분한 것으로 확인되면 바로 매각공고에 나설 계획이다. 수요조사에 보통 한 달 정도가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7, 8월경 매각공고가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다. 당국은 수요가 충분하면 30% 이상을 한꺼번에 팔고, 그렇지 않으면 20%가량씩 2차례에 걸쳐 순차적으로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해 7월 과점주주 매각 방식으로 우리은행 지분 30∼40%를 팔겠다고 발표했다. 2010년 이후 5번째 매각 시도였다. 실제로 정찬우 전 금융위 부위원장이 지난해 8월 말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3개국을 방문해 중동계 국부펀드의 투자 의사를 확인했고, 연말까지 전담팀이 이들과 지분 매각 협상을 벌였다. 하지만 저유가 여파로 중동 국부펀드들이 소극적인 태도로 돌아서면서 협상은 결국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났다.

그러나 최근 우리은행 주가가 오르기 시작하면서 매각 작업도 다시 속도를 내게 됐다. 올해 1월 20일 8230원까지 떨어졌던 우리은행 주가는 현재 1만 원 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앞으로 우리은행 매각 작업이 다시 본격화하면 주가가 더 올라갈 공산이 크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사진)도 최근 해외에서 공격적으로 투자설명회(IR)를 열며 매각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 행장은 올 2월 영국, 독일, 네덜란드, 스웨덴 등 유럽 주요국들을 돌며 연기금 등 31개 투자기관을 만났다. 또 5월에는 미국 전역에서 10여 곳의 기관투자가를 만나면서 투자 유치에 공을 들였다.

이 행장은 이달 15일에도 1박 2일 일정으로 일본 IR에 나선다. 이틀간 도쿄의 연기금, 대형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가 6곳에 우리은행 실적을 홍보하고 이들의 지분 투자 가능성을 타진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의 올 1분기 순이익은 4433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102.4% 증가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선 지난 두 차례의 해외 IR로 우리은행의 외국인 지분이 20%에서 25%로 상승하는 등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IR도 일본 측에서 먼저 요청이 들어와 은행장이 다시 나서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는 “주가가 살아나고 바이어들이 생겨나는 등 우리은행 매각에 긍정적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공청회를 여는 등 우리은행 매각을 위한 ‘판’을 잘 만들어 볼 때가 됐다”고 말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우리은행#매각공고#공적자금관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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