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 없이… 윈윈으로 끝난 주파수 전쟁

  • 동아일보

이통3사 경매 이틀만에 종료

‘과열 베팅’은 없었다. 지난달 29일 시작된 이동통신 3사의 3차 주파수 경매가 2일 차인 2일 예상보다 일찍 종료됐다. 5개 대역 중 700메가헤르츠(MHz) 대역 하나만 유찰됐고 4개 대역은 주인을 만났다. 당초 3조 원까지 점쳐졌던 총 낙찰 금액은 2조1106억 원에 그쳤다.

○ 통신 3사 “주파수 투자에 올인 할 상황 아냐”


단기에 경매가 종료된 것은 1일 차 마지막 라운드와 2일 차 첫 라운드 등 두 개 라운드 연속 추가 입찰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경매 규칙상 모든 대역에 2라운드 연속 입찰자가 없는 경우 경매가 종료된다. 경매 첫날 통신 3사가 6라운드까지 써낸 입찰 결과를 받아 든 뒤 각자 이에 만족한 셈이다.

경매 결과 △SK텔레콤은 각각 9500억 원, 3277억 원에 2.6기가헤르츠(GHz) 대역 두 블록 △KT는 4513억 원에 1.8GHz 대역 한 블록 △LG유플러스는 3816억 원에 2.1GHz 대역 한 블록을 따냈다. 총 대역폭의 크기는 SK텔레콤이 60메가헤르츠(MHz)를, KT와 LG유플러스가 각각 20MHz를 가져갔다. 음성통화에 유리하지만 롱텀에볼루션(LTE) 통신, 해외 데이터 로밍 등에 장점이 없는 700MHz 대역은 아무도 입찰하지 않았다.

통신 3사 중 1인당 보유 LTE 주파수 폭이 가장 작았던 SK텔레콤은 이번에 가장 많은 주파수 폭을 확보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현재 보유하고 있는 대역의 인접 대역을 확보함으로써 광대역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과열 경쟁은 없었다. 3사 모두 신산업 비중이 높아지면서 더 이상 예전처럼 주파수 투자에 ‘올인’ 할 상황이 아니라는 점에 인식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과도하게 낙찰가가 올라가면 이통사들이 그 부담을 소비자에게 떠넘길 수밖에 없다. 이번 결과는 소비자에게도 혜택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 주파수 쏠림 현상 없이 추가 확보

새로 배정받은 주파수 대역에 기지국을 추가로 세우면 기지국 하나당 트래픽 수가 감소하므로 그만큼 데이터 통신 속도는 빨라지게 된다. 또 배정된 주파수 대역과 기존 보유 대역을 묶어 광대역으로 만들 경우 통신 속도는 더욱 빨라진다. 도로의 2차로가 4차로로 늘어나는 것과 같은 효과가 나는 셈이다. ‘쏠림 현상’ 없이 통신 3사가 모두 광대역 주파수를 추가 확보하게 되면서 3사 가입자들의 체감 데이터 통신 속도도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이번 경매는 과거 두 차례 경매와 달리 과열 경쟁이나 네거티브 전략 없이 원만히 진행됐다”며 “올해 하반기에는 5세대(5G)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주파수 공급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유찰된 700MHz 대역에 대해서는 “일단 이동통신용 주파수로 사용한다는 전제 아래에서 활용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파수 경매 대금 2조1106억 원은 방송통신발전기금(45%)과 정보통신진흥기금(55%)으로 사용된다.

곽도영 now@donga.com·정세진 기자
#이통사#주파수#경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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