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엉터리 회계에 ‘4조 공시’ 오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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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2014년 영업익 흑자 발표… 정정공시 통해 실제론 ‘적자’ 드러나
2015년 4조원대 매출액 감소 입력 실수… 일각선 “직원들 기강해이” 비판

지난해 사상 최대 적자를 낸 대우조선해양이 지난달 2013∼2015년 연간 실적을 정정하는 공시를 내면서 지난해 매출 감소분을 4482억 원에서 뒤에 ‘0’을 하나 더 붙인 4조4820억 원으로 잘못 표기했다. 직원들의 ‘기강 해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지난달 25일 재무제표 정정 공시를 통해 2013∼2015년 영업이익을 기존 각각 4409억 원, 4711억 원, ―5조5051억 원에서 ―7784억 원, ―7429억 원, ―2조9372억 원으로 수정했다. 이어 29일에는 지난해 매출액의 전년 대비 증감분이 ―4조4820억 원이 아닌 ―4482억 원이라고 정정 공시했다.

대우조선은 2013년, 2014년 흑자를 냈다고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적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엉터리 회계’ 때문에 분식회계라는 의심도 나온다. 이어 회계 공시까지 틀리자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4조2000억 원의 혈세를 지원받는 상황에서 기본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29일 공시담당 직원이 숫자를 입력하다 자릿수 표기에서 실수를 한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달 대우조선 외부감사인인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은 지난해 영업손실 5조5000억 원 가운데 2조 원을 2013년, 2014년 재무제표에 반영해야 한다며 대우조선에 정정을 요구했다. 금융감독원은 대우조선에 대해 분식회계 등 혐의로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대우조선 투자자들은 서울지방법원에 대우조선과 고재호 전 대우조선 대표,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대우조선#회계#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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