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2조원대 손실 미반영한 과거 재무제표 수정키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3일 21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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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이 2013~2014년 재무제표에 2조 원 대 손실을 반영하지 않았다가 뒤늦게 지난해 실적에 반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회계업계와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외부감사인인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은 최근 감사 과정에서 지난해 추정 영업 손실 5조5000억 원 가운데 약 2조 원을 2013년, 2014년의 재무제표에 반영했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회사 측에 정정을 요구했다.

안진 측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의 2013년, 2014년 재무제표에 장기매출채권 충당금과 노르웨이 송가프로젝트 손실 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대우조선은 2013년에 4242억 원, 2014년에 4543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공시했으나 이 같은 누락 비용과 손실 충당금을 반영하면 흑자가 아닌 적자 실적이 된다.

현재 검찰은 전임 경영진의 대규모 분식회계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이며 금융당국은 고의적인 분식 여부를 의심해 회사와 회계법인에 대한 회계 감리에 착수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회계법인이 오류를 범해놓고 금융당국 감리에서 적발될 가능성이 커지자 뒤늦게 스스로 이 사실을 밝힌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에 재무제표가 정정되면 과거 흑자 실적을 믿고 투자했던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집단소송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우조선은 안진의 지적을 받아들여 일부 손실 금액의 귀속년도를 수정하기로 했다. 대우조선 측은 “앞으로 명확한 원가 개념을 정립하고 정밀한 상황 예측 등 관리역량을 강화해 전기 손익 수정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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