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nomic Review]타이어로 유통을 바꾸고, 소비자의 안전을 책임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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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뱅크

2014년 타이어뱅크 김정규 회장(왼쪽)의 충남대학교 명예 경영학박사 학위 수여식.
2014년 타이어뱅크 김정규 회장(왼쪽)의 충남대학교 명예 경영학박사 학위 수여식.

1991년 한 신문에는 특별한 광고가 실렸다. ‘가격 파괴.’ 이를 두고 한 경제지는 ‘경제 질서를 흐린다’고 촌평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7년 뒤, 그 신문에는 또 다른 광고가 실렸다. 이번에는 아예 구체적으로 비교 대상까지 적시해 화제를 모았다. ‘타이어, 신발보다 싸다!’ 이는 소비자 가격에 거품이 많이 끼어 있는 유통업계를 가열차게 지적한 표현으로, 이후 소매업계의 유통 흐름은 새로운 방향으로 정립되었다.

이 같은 혁신적 흐름을 만들어 낸 주인공은 당시 ‘대량구매와 대량판매, 그리고 유통 단계 간소화로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주장한 ‘타이어뱅크(회장 김정규)’다. 특히 1991년 2월 대학 졸업 이후 3개월 만에 대전에 본사를 둔 타이어 유통전문점을 만든 김정규 회장은 ‘새로운 관점과 시도’로 업계에 돌풍을 불러일으켰다.

세상에 도움이 된다는 신념으로

당시 ‘앗 타이어 신발보다 싸다’라는 광고 카피는 소비자의 마음을 확 잡아당기며 타이어 유통의 혁명을 일으켰지만, 그에 대한 업계의 견제는 심했다. “사업 초기에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타이어의 질을 떨어뜨리는 게 아니냐는 오해도 받았습니다. 그로 인해 타이어 제조업체로부터 공급 중단 같은 견제도 끊임없이 받았죠. 하지만 지금은 어떨까요. 25년 정도가 지난 지금 우리가 국내 타이어 유통 시장의 최강자가 되었습니다. 결국 우리의 뜻을 소비자들이 알아줬고, 또 업계에서 그 공로를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겁니다.”

사실 김 회장은 ‘좋은 타이어를 판매하는 게 소비자들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일’이라는 신념을 바탕으로 이 일에 열심히 임해왔다. “자동차 500만 대가 달리던 1991년에는 연간 1만 4000여 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했는데, 이는 타이어가 비싸 타이어가 닳아서 만질만질해질 때까지 교체를 하지 않은 이유가 컸습니다. 하지만 2000만 대가 굴러다니는 현재는 연간 사망자가 5000명 정도입니다. 그중 타이어 사고는 5% 정도에 불과하죠. 결국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귀한 일이라는 생각에 제가 하는 일이 참 보람차게 느껴지곤 합니다.” 그가 타이어를 필생의 업으로 삼기 시작한 건 단지 돈벌이가 아니라, 세상에 도움이 된다는 발상이 크게 작용했던 것이다.

이 같은 그의 노력은 현재 전 세계 최고 수준의 사후관리로도 드러난다. 자동화 창고 등의 첨단 시설과 함께, 종합적이며 전문적인 서비스는 타이어뱅크의 큰 자랑이 되고 있다. 특히 365개 매장은 서비스 만족도나 효율성 면에서 업계 최고의 지위를 자랑한다. ‘전국 어디서나 20분 안에 도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향성은 현재 전국 소비자의 90%가 10분 내외로 가까운 타이어뱅크 점포에 도착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지금 타이어 유통업계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레드오션이지만 매장의 입지적 장점과 서비스 전문성, 국산과 외산을 두루 아우르는 제품 라인업 등에서 타이어뱅크는 1등 기업으로서의 요건을 완벽히 갖추고 있다. 어느새 그런 노력들은 결실을 이뤄가며 타이어 시장을 레드오션에서 블루오션으로 바꾸고 있다.

2016년 365명 신규 채용, 고용 창출 앞장선다

올해 타이어뱅크는 정부 시책에 발맞춰 고용 창출에도 적극 앞장설 예정이다. 올해도 365개 지점에 1명씩, 총 365명을 채용해 배치할 예정이다. 물론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현재 이것은 회사 입장에서 여간 부담이 아니지만, 김 회장은 ‘동반성장’이라는 가치를 실현하고 고객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일념으로 최선을 다해 지원할 생각이다.

“저 스스로가 어린 시절 참 지긋지긋한 가난도 겪었고, 사업을 시작할 때 많은 어려움도 겪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봐도 참 아찔할 만큼 힘든 시기가 많았죠. 하지만 이제는 제가 이만큼 성장한 것처럼 주위 사람들도 한 번 더 돌아보고, 우리 회사를 넘어 우리 나라가 더 나은 국가,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저도 미력이나마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야 저희가 겪은 어려움을 미래 세대들이 다신 겪지 않겠죠. 그런 특별한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하루 하루를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미 널리 알려져 있지만, 타이어뱅크는 지난해부터 한국프로야구(KBO)의 공식 타이틀스폰서로 참여하고 있다. 이는 김 회장이 야구에 대한 관심이 크고, 일부 대기업만의 전유물이던 스포츠 스폰서 시장을 널리 확대하고 싶은 열망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 이상 홍보 효과를 검증해보고 싶은 호기심이 있었고, 더 나아가 세상 사람들에게 타이어뱅크가 받은 사랑과 성원에 보답한다는 의미도 있었다고 말한다. “어린 시절 가난에 지친 어린 소년이 많은 이들의 도움 속에 의젓한 최고경영자(CEO)가 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 모든 게 제 노력도 있었겠지만, 많은 분들, 그리고 이 사회의 도움으로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그랬던 제가 사회적 기여와 공헌에 더더욱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곧 제게 주어진 사명이요,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야구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스타플레이어들의 모습을 보며 꿈을 키우고, 팬들이 야구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면 그걸로 제 노력은 충분히 보상받은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누군가 세상을 바꾸는 건 ‘꿈꾸는 세상을 성취해가는 도전가들’이라 했다. 김 회장은 어느새 자신이 꿈꾸는 이상을 넘어 이 세상 전체를 바꿔가고 있는지 모른다. 그와 같은 도전자들 덕에 우리 사회가 더더욱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게 아닐까.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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