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이용 여행객 94만 역대 최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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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 2015년의 2배 이상으로 급증… ‘9일 설연휴’에 여행 기록 속출

경기 화성시에 사는 손미정 씨(45)는 여행 뒷정리를 하느라 14일 하루 종일 정신이 없었다. 설 연휴를 끼고 8일간 미국 여행을 다녀왔기 때문이다. 6일부터 13일까지 해외에서 휴가를 만끽한 손 씨는 “11일과 12일 이틀간 연차를 내서 길게 여행을 다녀온 덕분에 기분 전환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손 씨는 “그동안 바쁜 일정 때문에 해외여행은 엄두도 내지 못했지만 앞으론 시간 여유만 생긴다면 언제든지 여행을 떠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7, 8월에 해외여행객이 몰린다는 얘기는 옛말이 됐다. 다양한 휴가 제도를 적극적으로 사용해 손 씨처럼 탄력적인 휴가를 보내는 사람이 많아졌다. 한국인의 휴가 문화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바뀐 해외여행 트렌드가 올 설 연휴에 극명하게 나타났다. 대체공휴일(10일)에 연월차휴가(11, 12일)를 사용하면 주말(13, 14일)까지 포함해 총 9일의 연휴를 즐길 수 있었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 해외여행객이 급증했고, 공식적 연휴가 끝나는 10일과 11일에 출국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이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의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공식적인 설 연휴 기간(5∼10일)에 총 여객 수와 일평균 여객 수, 일일 출발 여객 수 등에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기간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한 사람은 94만여 명. 하루 평균 이용객 수도 역대 동·하계, 명절 성수기 중 가장 많은 16만여 명이었다. 특히 6일 인천국제공항을 떠난 사람은 9만9058명으로 기존 최고 기록인 8만7473명(올해 1월 17일)을 넘어섰다.

공식적인 연휴는 10일 끝났지만 이때부터 출국자가 크게 늘어난 것도 이색적이다. 10일과 11일 출국자는 각각 7만5598명과 7만4996명이었다. 연휴 기간인 8일(6만7429명)과 9일(6만9929명)보다 5000명 이상 많았다. 대체휴일과 연차 사용으로 얻은 ‘두 번째 휴가’를 만끽하기 위해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많았다는 뜻이다. 실제로 하나투어에 따르면 해외여행 단품 상품을 구매한 사람은 공식 연휴가 시작하는 6일에 이어 공식 연휴가 끝난 다음 날인 11일이 두 번째로 많았다. 단품 상품은 해외 현지의 교통권, 입장권 등으로 자유여행객의 수요까지 알 수 있는 지표로 해석된다.

미주와 유럽 등 장거리 여행은 보통 여름휴가를 성수기로 잡는다. 하지만 인터파크투어에 따르면 이번 설 연휴(5∼10일)에 유럽과 미주 지역 여행상품 구매자가 작년 설 연휴(2월 17∼22일)보다 각각 115%와 81% 늘었다. 류병직 인터파크투어 여행1사업부 부장은 “휴가를 길게 가는 고객이 늘어난 덕에 올 설 연휴에는 장거리 지역 여행 상품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다”고 말했다.

여행업계에서는 이런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13년부터 시행된 대체공휴일 제도와 과거에 비해 융통성 있게 사용할 수 있게 된 휴가제도 덕분에 앞으로도 원하는 시간에 언제든지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권태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정보통계·R&D센터 부연구위원은 “대체휴일제도와 연차휴가, 단기방학 등 직장 및 교육 문화가 바뀌면서 한국인의 휴가 문화도 함께 변하고 있다”며 “사람이 많이 몰리고 유류할증료가 가장 비싼 여름 휴가기간과 명절 당일을 피해 합리적이고 여유로운 휴가를 즐기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손가인 기자 gain@donga.com
#인천공항#여행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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