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 ‘설 대목’에 2만∼3만 원대의 중저가 가공식품 선물세트가 많이 팔리고 있다. 발암물질 논란이 일었던 햄 세트도 지난해보다 더 팔렸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12월 21일부터 지난달 말까지 햄과 참치 등이 담긴 통조림 선물세트를 지난해 설 무렵보다 24.5% 더 팔았다. 홈플러스와 이마트도 각각 17.8%, 2.6% 늘었다.
햄 제조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2월 1일부터 지난달 말까지 180억 원어치의 스팸 선물세트를 팔았다. 지난해 설 때의 매출액 137억 원보다 31.3% 늘어난 것. 채민수 CJ제일제당 홍보팀 과장은 “가공육이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발표가 소비자들의 구매 행위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은 것 같다. 장기 불황으로 중저가 상품인 가공식품에 수요가 몰렸다”고 말했다. WHO는 지난해 10월 소시지와 햄, 베이컨 등의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 하루 평균 가공육 섭취량은 WHO 기준 50g에 못 미치는 6g에 불과해 줄일 필요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온라인에서도 저가 선물이 많이 팔렸다. 소셜커머스 티켓몬스터(티몬)는 지난달 20∼30일 판매된 설 선물에서 2만 원 이하의 비중이 전체의 64%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특히 1만 원 이하의 선물을 산 고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증가했다.
한편 백화점에서는 50만 원이 넘는 비싼 선물을 찾는 사람이 여전히 많았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22∼31일 40만 원짜리 한우세트를 팔았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21.7% 늘었다. ‘현대화식한우 매’(58만 원)는 준비한 200세트가 동나 50세트를 추가로 투입했다. 롯데백화점은 최상급 한우 등 100만∼500만 원대 선물 물량을 10% 늘렸으며 현재 85% 이상이 팔렸다. 신세계백화점의 설 선물 예약판매 기간(1월 2∼21일)에 50만 원 이상 선물 매출은 지난해보다 116% 늘었다. 윤상경 현대백화점 생식품 팀장은 “경기침체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 소비층이 고가 선물을 선호해 선물의 양극화가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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