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車 부품 ‘직구’ 사상 최다…수리비 2~3배 절감 효과

  • 동아경제
  • 입력 2016년 1월 13일 0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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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자동차 부품 해외 직구가 아직까지 소수에 불과하지만 지난 2013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개인의 자동차 부품 해외 직구가 아직까지 소수에 불과하지만 지난 2013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내 수입차 시장 규모가 3년 새 55% 이상 증가한 가운데 개인의 자동차 부품 해외 직접 구입(이하 직구)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동아닷컴이 지난 3년간 관세청에 등록된 비사업자의 각 나라별 자동차부품 수입 건수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는 1월부터 11월까지 30만4114개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1년간 총 수입 건수 29만935개를 넘어선 것으로 2013년(26만6541개)과 비교할 때 약 14% 증가한 수치다. 아직 관세청 집계가 끝나지 않은 지난해 12월 수입 건수까지 더해질 경우 증가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12월은 각국 소매상들의 할인 행사가 많아 구매가 상대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입차의 비싼 수리비는 소비자들의 가장 큰 불만이었다. 수입차 수리비가 높다는 사실은 공식 조사에서도 입증됐다. 지난해 보험개발원 조사에 따르면 수입차 평균 수리비는 국산차의 약 5.4배에 달한다. 부품과 공임은 각각 6.3배, 5.3배, 도장료는 3.4배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수리비가 높게 책정된 이유는 비싼 부품 값에 있다. 각 업체들이 현지에서 직접 들여오는 순정부품의 가격은 관세와 운송비용 등이 더해져 현지보다 보통 두 배 이상 높아진다.

이에 따라 최근 해외 사이트에서 수입차 부품을 직구해 비용을 아끼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자신이 필요한 부품을 해외 사이트에서 직접 주문한 뒤 국내 정비소에 맡기거나 자가 정비하는 방법으로 부품 값과 공임을 절약하고 있다.

지난해(11월까지 누적 기준) 비사업자들은 총 133개국에서 30만4114개의 자동차 부품을 국내에 들여왔다. 이중 독일에서 수입해온 부품은 6만1379개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현재 국내 수입차 60% 이상이 독일차인 만큼 직구 건수도 상대적으로 많았다. 중국(5만9899개)도 독일과 맞먹는 규모의 주요 수입국 중 하나다. 2014년에는 독일(5만8299개)을 제치고 수입 건수 1위(6만905개)에 오르기도 했다. 그 다음으로는 미국(4만7027개)과 일본(3만2734개), 멕시코(1만2905개) 순이었다.

프랑스·영국·이탈리아에서 수입해온 부품들도 해가 거듭될수록 그 수가 증가하고 있다. 같은 기간 프랑스 부품은 1만1106개, 영국과 이탈리아에선 각각 8778개, 7578개가 관세청에 신고됐다. 2013년과 비교하면 프랑스(8828개)는 약 25%p, 영국(5476개) 60%p, 이탈리아(5578개) 35%p씩 뛰었다.

순정부품 가격의 경우 공식 서비스센터와 해외 직구를 비교해보면 큰 차이가 난다. 흔한 소모품 중 하나인 에어필터는 BMW 5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아우디 A6 등 가격이 10만 원 안팎이다. 반면 해외 직구는 배송료를 포함해 3만~4만 원이면 충분하다.

자동차 부품 직구와 관련한 온라인 사이트에는 “BMW 제논 라이트는 한국에서 87만 원이지만, 해외직구는 45만 원이다”라는 글이 올라와 있다. 또한 한국에서는 50만 원대인 벤츠 앞 펜더를 이베이에서 배송비까지 20만 원에 구입한 후기도 있다.

이 같은 소비행태는 국토교통부가 2014년 8월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자기인증 요령에 관한 규정’을 시행하면서 본격화됐다. 판매하는 자동차 부품의 소비자가격을 업체가 직접 자사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공개하도록 한 규정이다. 이에 따라 원하는 부품의 가격 비교가 가능해지면서 합리적 구입으로 연결되고 있다.

정부는 또 지난해부터 200달러(배송비 포함) 이하 품목에 대해 관세를 면제해주면서 해외 직구족을 돕고 있다.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한국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직배송을 확대하는 추세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국산차의 경우 수리비를 투명하게 공개하지만, 수입차는 투명성이 떨어진다”며 “실제로 소비자들이 수리비 계산서를 보고 너무 비싸서 놀라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직구를 하면 수리비 절감효과를 바로 느낄 수 있다”며 “자동차부품 해외 직구에 대한 공유가 많아지고, 정부의 소비정책 및 대체부품 사용 허용 등으로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직구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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