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인상 코앞… 亞증시 출렁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코스피 1%-코스닥 3.5% 떨어져… 외국인 9거래일 연속 ‘셀 코리아’
日-대만-호주 증시도 줄줄이 하락

7년 만의 금리 인상 결정이 예고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사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아시아 주요 증시가 요동쳤다. 연말 ‘산타 랠리’가 사라진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가 계속되면서 삼성전자 등 국내 대표기업들의 주가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글로벌 머니 무브(자금 대이동)를 불러올 미국의 금리 인상과 국제유가 급락세가 맞물려 국내 증시의 단기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1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0.80포인트(1.07%) 하락한 1,927.82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9월 8일(1,878.68) 이후 가장 낮은 지수다. 변동성이 더 큰 코스닥지수는 3.54% 급락한 630.37에 마감해 3개월여 만에 630 선으로 주저앉았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장중 3% 이상 급락했다가 1.8% 내린 채 마감했고 대만(―0.93%), 호주(―1.90%) 증시도 줄줄이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주말 국제유가 폭락, 미국의 금리 인상 임박 등으로 미국과 유럽 증시가 일제히 2% 안팎 급락한 여파가 고스란히 아시아 시장으로 옮겨온 모습이다. 15, 16일(현지 시간) 열릴 FOMC 정례회의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 기정사실화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것이다.

외국인은 이날도 유가증권 시장에서 약 2950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9거래일 연속 ‘셀 코리아’ 행진을 이어갔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약 2조2700억 원어치의 코스피 주식을 팔아치웠다. 지난달 전체 순매도 규모(약 1조9300억 원)를 넘어섰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가 오르면 신흥국 통화 가치 하락과 이에 따른 원화 가치 하락이 계속돼 외국인 순매도세가 길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외국인 이탈이 계속되면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 비중이 높은 업종 대표주(株)들은 줄줄이 신저가로 추락하고 있다. 이달 들어 11일까지 유가증권 시장에서 최근 1년 내 최저가(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은 97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27개)의 3배를 웃돌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7일 외국인 지분 비중이 1년 8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50% 밑으로 떨어진 데 이어 14일에는 49.80%까지 주저앉았다. 외국인은 최근 9거래일 연속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치워 모두 52만 주 이상을 순매도했다. 2일 130만 원대가 무너진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도 1.79% 하락했다. 포스코도 이날 3.24% 급락해 연초 29만 원대까지 올랐던 주가가 16만 원대로 떨어졌다. 2년 2개월 만에 2만 원대로 떨어진 SK하이닉스도 연일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한편 미 월스트리트저널이 미국 경제 전문가 65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이번 FOMC에서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지만 전문가의 60%는 Fed가 5년 이내에 금리를 다시 제로 수준으로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과 중국의 경기 부진이 계속되면서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뉴욕=부형권 특파원
#美금리인상#亞증시#코스피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