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 10명중 4명 은퇴후 빈곤층 전락”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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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 중산층 1128명 조사

직장인 A 씨는 종종 아침을 거른다. 출근 때에는 자가용 중형차를 이용한다. 하루 평균 8.2시간 일하고 평균 6200원짜리 점심을 먹는다. 하루에 마시는 커피는 평균 2잔. 여가시간은 주로 TV나 스마트폰을 보며 보낸다. 본인 소유의 102m²(약 31평) 아파트에 살고, 자녀 교육에 매달 37만4000원을 쓴다. 운동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하고 취미 생활은 하지 않는다. 가정의 안녕이 인생의 가장 큰 목표라고 믿는다. A 씨는 매달 374만 원을 벌지만 중산층보다 못한 삶을 산다고 생각한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가 2일 내놓은 ‘2016년 대한민국 중산층 보고서’가 묘사한 한국 중산층의 평균적인 모습이다. 조사 대상 중산층은 지난해 4인 가구 기준 월평균 소득이 중위소득의 50∼150%(188만∼563만 원)에 해당하는 계층의 30∼50대 남녀 1128명이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79.1%는 스스로 ‘중산층보다 아래’에 속한다고 답변했다. 스스로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19.8%에 불과했다. 한국의 중산층 10명 중 4명은 노년에 빈곤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노후 준비 수준을 고려할 때 자신과 배우자의 은퇴 후 예상 월소득을 묻는 질문에 39.3%가 100만 원 미만이라고 대답했다. ‘3층 연금’으로 불리는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을 모두 보유한 사람은 13.9%에 불과했으며 응답자의 7.5%는 연금을 하나도 들지 않고 있었다. 노후 준비를 하고 있다는 응답자도 전체의 40%에 그쳤다. 노후 대비용으로 마련한 금융자산은 평균 2664만 원이었다. 준비한 금융자산이 하나도 없다고 대답한 응답자도 30.1%나 됐다.

이윤학 100세시대연구소장은 “현재의 노후 준비 수준으로는 중산층이 은퇴 이후 계속 중산층으로 살기 어렵다”며 “연금과 부동산 등 다양한 전략을 활용해 노후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빈곤층#중산층#은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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