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마조마 장세… 배당주펀드에 눈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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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월 100만 원씩 적립식 펀드에 가입하려던 회사원 김모 씨(33)는 고민 끝에 배당주 펀드에 가입하기로 마음먹었다. 주식형 펀드 수익률이 들쭉날쭉하고 채권형 펀드는 안정적이지만 수익률이 낮은 점이 마음에 걸렸다. 김 씨는 “기업들이 배당을 강화하는 추세여서 배당 시즌까지 꾸준히 투자하면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변수, 중국의 경기 둔화 등으로 주가 상승 기대감이 낮아지자 배당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배당주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배당주 펀드는 배당 수익은 물론이고 주가가 오를 때 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어 변동성이 큰 증시에서 투자 대안으로 고려할 만하다고 말한다.

14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와 운용 순자산 10억 원 미만 펀드를 제외한 공모형 펀드 가운데 국내 배당주 펀드 유입액은 6월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배당주 펀드에는 6월 510억 원, 7월 547억 원, 8월 845억 원에 이어 이달에는 11일까지 465억 원이 순유입됐다. 7월 이후 증시 변동성이 심해지면서 주식형 펀드 수익률이 낮아지자 상대적으로 하락률이 낮은 배당주 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해 8월과 9월 ‘미래에셋고배당포커스펀드’에는 214억 원, ‘KB액티브배당펀드’에 274억 원, ‘신영밸류고배당펀드’에 273억 원이 몰리는 등 주요 배당주 펀드에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주 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4.02%로 최근 하락장에서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반 주식형 펀드(―6.59%)나 중소형 주식형 펀드(―7.47%)는 하락률이 더 컸다. 주요 배당주 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을 비교해 보면 ‘트러스톤장기고배당펀드’만 3.28% 수익을 냈고, ‘미래에셋고배당포커스펀드’(―6.37%) ‘신영밸류고배당펀드’(―2.96%) 등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최근 기업들이 배당을 늘리는 추세라는 점,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여전히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배당주 펀드에 눈길을 줄 만하다고 조언한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 변수가 해소되지 않아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심화되고 있다”며 “배당주 펀드는 배당 수익이 고정적으로 들어온다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종목의 배당 수익은 은행 이자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이 종목을 편입한 펀드도 해당 주식의 배당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배당주 펀드 역시 주가 움직임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도 투자를 할 때 고려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배당주 펀드는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탈 때는 낮은 수익률 때문에 오히려 외면을 받는다. 올 상반기(1∼6월) 주식시장이 오름세를 보일 때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 투자자들은 배당주 펀드에서 올해 2∼5월 4개월간 9102억 원을 빼냈다. 공모 펀드 가운데 운용 설정액 3조628억 원으로 가장 덩치가 큰 ‘신영밸류고배당펀드’에서는 6388억 원이 빠져나가 전체 공모 펀드 중 올 들어 자금 순유출이 가장 컸다.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할 때 손실이 커지는 구조도 다른 주식형 펀드와 동일하다. 주가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때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아 하락장의 손실을 쉽게 만회하기 어려운 단점도 있다. 최준규 신한금융투자 서울금융센터 PB팀장은 “배당 수익뿐 아니라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큰 종목을 편입한 배당주 펀드를 고르는 것이 가장 중요한 투자 포인트”라고 조언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장세#배당주펀드#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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