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산은자산운용… 패키지-개별 매각 병행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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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銀, 금융 자회사 매각추진안 의결… 10월초 매각 공고
산은캐피탈은 따로 팔기로… 이르면 2015년말 우선 협상자 선정
KB-신한-中자본, 대우證 인수 거론

KDB대우증권이 10월 초 시장에 매물로 나온다. KDB산업은행이 2000년 인수한 지 15년 만이다. 산업은행은 대우증권을 산은자산운용과 묶어서 팔지, 별도로 매각할지는 인수 후보자에게 결정을 맡기기로 했다. 산은캐피탈도 10월에 별도 매물로 나온다.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등이 대우증권의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자본력을 앞세운 중국계 금융회사도 다크호스로 꼽히고 있어 누가 대우증권의 새로운 주인이 될 지에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산업은행은 24일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금융자회사 매각 추진계획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산은은 대우증권과 산은자산운용에 대해 시장 수요를 감안해 패키지 또는 개별매각을 병행 추진하기로 했다.

산은은 대우증권의 지분 43%를 보유하고 있으며 산은자산운용과 산은캐피탈은 각각 100%, 99.9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매각 방식은 최소 2곳 이상의 업체가 참여해 더 높은 가격을 써낸 인수 희망자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는 공개경쟁입찰로 정해졌다. 보유 주식 전량 매각을 원칙으로 하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일부 매각도 추진하기로 했다.

산은은 조만간 매각 주간사회사를 선정한 뒤 10월 초 매각 공고를 낼 예정이다. 이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내년 상반기에 모든 매각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대우증권은 총 자산기준(34조9323억 원)으로 NH투자증권(41조7471억 원)에 이어 증권업계 2위 회사다. 대우증권을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증권업계 판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어 눈독을 들이는 금융회사가 적지 않다.

시장에서는 KB금융지주를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보고 있다. 비은행 부문의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KB금융은 2013년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가 고배를 마신 바 있다. KB금융 내부에서는 대우증권 인수 준비를 위한 실무 작업을 마쳤다는 말도 나온다. KB금융 관계자는 “매각 계획이 확정되면 인수 여부를 구체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신한금융과 지방은행 지주사들도 거론되고 있다.

중국자본인 시틱 그룹도 대항마로 꼽힌다. 시틱 그룹은 총 자산 764조 원에 이르며 중국 증권업계 1위인 중신증권을 보유하고 있다. 실패로 끝나긴 했지만 지난해 우리은행 인수전에 나섰던 중국 안방보험처럼 예상을 뛰어넘는 가격을 써낼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최근 중화권(중국과 대만) 자본은 적극적으로 한국 금융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중국 안방보험이 올해 6월 동양생명 인수를 금융위원회로부터 최종 승인받은 데 이어 지난해 동양증권을 인수했던 대만의 유안타금융은 한신저축은행도 인수했다.

이대현 산은 정책기획부문장은 “외국계 자본을 배제하지 않는다. 국내 자본시장 발전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를 볼 것”이라고 밝혔지만 금융당국 내에서는 중국자본에 대우증권을 넘길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중국자본의 인수가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일단 유효경쟁이 성립되게끔 최대한 효율적인 매각방안을 짜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근 한 달 동안 대우증권의 주가가 20% 이상 하락했다는 점은 산업은행과 당국의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증시가 호황을 누렸던 상반기와 달리 최근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주식거래 자체가 위축됨에 따라 대우증권 주가도 하락세다.

24일 종가 기준 대우증권의 주가는 1만1750원으로 산은이 보유한 대우증권 주식 가치는 1조6500억 원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매각가가 2조2000억 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KDB자산운용은 장부가를 기준으로 634억 원의 가치를 갖고 있다.

김준일 jikim@donga.com·장윤정 기자
#대우증권#산은자산운용#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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