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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쇳물부터 자동차까지… 代이어 이룬 꿈

입력 2015-08-12 03:00업데이트 2015-08-12 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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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0년/한국 기업史 명장면 10]<2>현대車 2010년 일관제철소 설립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이 2010년 1월 5일 충남 당진의 현대제철 1고로의 화입(火入)식에 참석해 고로 아래쪽의 풍구(風口)로 횃불을 밀어 넣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하나, 둘, 셋∼.”

2010년 1월 5일 충남 당진시 송악읍 북부산업로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현대제철 임직원의 구호에 맞춰 고로 아래쪽 풍구(風口)로 횃불을 밀어 넣었다. 여기저기서 환호와 축포가 터졌다. 정 회장의 얼굴에는 희비가 교차하는 듯한 엷은 미소가 번졌다.

이날 행사는 현대제철이 철광석과 코크스가 들어 있는 고로 하단부에 처음 불씨를 넣는 화입(火入)식. 본격적으로 고로의 가동을 알리는 날이자 현대차그룹이 산업의 기초인 고로(高爐) 쇳물부터 제조업의 대표적 제품인 자동차까지 모두 생산하는 세계 유일의 회사가 되는 순간이었다.

철광석 등 원재료를 녹인 쇳물로 각종 철강제품 전체를 만들 수 있는 일관제철소의 건설은 정 회장의 아버지인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때부터 이어져온 염원이자 부자(父子)의 꿈이었다. 정 명예회장은 과거 제철소 건설에 나섰다 실패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제2의 제철소를 만든다고 하니까 다들 정신 나간 생각이라고 한다. 그 사람들은 우리가 조선소를 만들 때도 똑같은 말을 했다. 뒤처져 있다고 출발조차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영원히 아무 일도 못 하게 된다.” 정 명예회장은 평소 직원들에게 이렇게 말하며 의지를 다져 나갔다.

2대에 걸친 숙원 사업은 칠순을 넘긴 정 회장이 헬리콥터를 타고 서울 서초구 헌릉로 현대차그룹 본사와 당진제철소를 쉴 새 없이 오가면서 결국 이뤄냈다.

일관제철소 건설과 함께 현대차그룹이 꼽는 역사적인 순간은 2011년 현대건설 인수에 성공했을 때다.

같은 해 4월 정 회장은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사옥 15층 회장 집무실에 첫발을 들이면서 감회가 남달랐다. 정 회장은 형제 간의 경영권 갈등으로 그룹이 쪼개지면서 수십 년간 출근해온 계동 사옥에 한동안 발길을 끊었었기 때문이다. 1983년 5월 준공된 계동 사옥을 두고 정 명예회장은 “현대는 이곳에서 세계 경제를 이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계동 사옥은 단순한 공간이 아닌 현대가의 정신이 그대로 깃든 곳이다. 당시 정 회장을 지켜본 한 임원은 “집무실에 들어가던 정 회장의 눈빛이 흔들려 보는 이들도 마음이 짠했다”고 회상했다.

현대차그룹은 일관제철소 건설을 마무리한 데 이어 현대건설을 성공적으로 인수하면서 자동차와 철강, 건설로 대표되는 그룹의 3대 핵심 성장축을 완성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제철을 통해 철판을 공급받는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공장을 건설하고 현대모비스는 자동차 부품을 만든다. 현대제철과 현대모비스 등으로부터 강판과 부품을 공급받은 현대·기아차는 완성차를 생산한다. 생산된 완성차는 현대글로비스가 운반한다. 또 자동차 할부나 중고차 판매는 현대캐피탈과 현대글로비스가 맡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러한 수직계열화는 전 세계 어느 자동차 업체도 갖추지 못한 것”이라며 “현대차그룹은 안정적인 원가구조를 구축함과 동시에 생산효율을 높여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가 BMW 등 프리미엄 자동차 업체에 견줄 수 있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올릴 수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현대차그룹은 친환경 자원순환형 사업구조도 갖춰 나가고 있다. 현대제철이 생산한 자동차 강판을 자동차 생산에 사용하고 수명을 다한 자동차 차체는 자동차 리사이클링 센터에서 폐차 처리된다. 폐처리된 철강은 현대제철이 생산하는 철근과 H형강 등 건설용 제품 원료로 재활용돼 현대건설이 활용하고 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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