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상가 분양열기 달구는 5060 은퇴층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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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시대 투자처로 급부상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 아파트 단지 인근 상가건물 신축 현장 모습. 분양 관계자에 따르면 4월 중순 분양을 시작한 이 상가는 5월 말에 1층 분양분이 모두 팔렸다. ㈜한길 제공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 아파트 단지 인근 상가건물 신축 현장 모습. 분양 관계자에 따르면 4월 중순 분양을 시작한 이 상가는 5월 말에 1층 분양분이 모두 팔렸다. ㈜한길 제공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 들어설 11층 높이의 상가건물 ‘우성KTX타워’는 분양이 시작된 지 약 1개월 반만인 5월 말에 1층 점포 30실을 모두 분양 완료했다. 지난달에는 전체 점포의 절반가량이 주인을 찾았다. 분양대행사 ㈜한길의 정일근 팀장은 “지난 5, 6년간은 분양을 시작해 3개월이 지나도 분양률이 20% 미만인 경우가 많았다”며 “요즘은 투자자들이 몰려들어 살맛 난다”고 말했다.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초저금리 시대에 상가 투자가 다시 각광받으면서 상가 분양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최근의 아파트 분양열기를 지켜본 투자자들은 특히 ‘단지 내 상가’를 많이 찾는다. 입주민 등 배후수요가 풍부하면 수익률 높이기가 쉽기 때문이다. 경기 김포시 김포한강신도시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짓는 아파트 단지 내 상가는 지난달 22일부터 이틀간 입찰을 한 결과 6개실 입찰에 134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이 22.3 대 1을 나타냈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최고 282.3%나 됐다.

상가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분양이 시작되기 전부터 ‘알짜 매물’을 선점하기 위한 정보전이 한창이다. 다음 주에 분양이 시작되는 경기 김포시 감정동 ‘한강센트럴자이’의 단지 내 상가는 병원, 학원들의 선점 경쟁이 이미 시작됐다. 아파트가 총 4079채인 대단지인데 점포 수는 49실로 적어 수익성이 높을 것으로 본 것이다.

분양 담당자는 “홍보를 시작한 지 보름밖에 안 됐는데 50, 60대를 중심으로 상담전화를 하루 평균 200통 정도 받는다”며 “상담을 끝낸 고객들은 예전 같으면 ‘좀 더 생각해 볼게요’라며 끊었는데 이번엔 ‘꼭 계약하겠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 들어설 아파트 ‘롯데캐슬 골드파크’의 복합상가 ‘마르쉐도르’(가칭)에도 은퇴층의 관심이 뜨겁다. 금천구에서 거의 10년 만에 처음 분양하는 복합상가라는 점이 인기를 끄는 요인이다. 다음 달 분양을 앞두고 하루 평균 상담전화가 30통 이상 걸려오고 방문객도 15팀 정도 된다.

마르쉐도르 분양 담당자는 “50, 60대가 은퇴 이후 수익을 생각해 상가 투자를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 유독 공실률, 수익률 등을 꼼꼼히 묻고 있다”고 전했다.

단지 내 수익형 상가의 인기가 높은 이유는 비교적 수익률이 높고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김준태 LH 차장은 “단지 내 상가의 경우 수익률이 보통 6%대로 은행 예금금리보다 높고, 단지 입주민 등 배후수요가 풍부해 안정적인 투자처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초저금리 시대라 수익형 상가 붐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면서도 투자 시 주의할 점이 있다고 말한다. ‘효자 상품’은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에 무턱대고 투자에 나섰다가는 손해를 보기 쉽다는 것.

김규정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상가 투자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이라면 가격이 비싼 대규모 상가보다 비교적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소규모 상가에 우선 도전해보는 것이 좋다”며 “상가 주변에 경쟁상권이 형성돼 있는지 따져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조은아 achim@donga.com·천호성 기자
#금리#아파트#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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