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백수오’ 전액환불 거부…소비자 뿔났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5월 11일 05시 45분


‘가짜 백수오’ 사태와 관련해 5개 홈쇼핑사가 환불정책을 내놨지만 소비자가 구매한 뒤 먹지 않고 보관해 둔 제품에 대해서만 환불을 해주겠다며 미온적 태도를 보이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
‘가짜 백수오’ 사태와 관련해 5개 홈쇼핑사가 환불정책을 내놨지만 소비자가 구매한 뒤 먹지 않고 보관해 둔 제품에 대해서만 환불을 해주겠다며 미온적 태도를 보이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
보상 부담 커 보관 중인 제품만 환불 결정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즉각 반발 성명서
“섭취·구입시점 상관없이 전액환불” 요구

‘가짜 백수오’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과 분노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가짜 백수오를 판매한 홈쇼핑사들이 환불정책을 내놓았지만 소비자들의 분노를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

현대홈쇼핑, GS홈쇼핑, CJ홈쇼핑, NS홈쇼핑, 홈앤쇼핑 등 5개 홈쇼핑사는 8일 개별적으로 환불정책을 발표했다. 소비자가 구매 후 먹지 않고 보관해 둔 제품에 대해서만 환불을 해주겠다는 것이 내용의 골자다. 롯데홈쇼핑은 같은 날 섭취여부에 관련 없이 전량 보상하겠다고 밝혔다가 또 다시 보도자료를 내 보관제품에 대해서만 환불하고 이미 섭취한 제품에 대해서는 생활용품, 적립금 등으로 보상하겠다는 안을 내놨다.

이처럼 홈쇼핑사들이 전액보상을 거부하고 나선 것은 판매제품을 모두 환불해줄 경우 환불규모가 2000억∼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환불금액이 부담되는 것은 물론 규모에 따라 실적과 주가에도 타격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홈쇼핑사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전액환불을 결정할 경우 보상금액이 너무 커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백수오의 위해성과 혼입여부 등에 대한 관계당국의 조사가 아직 끝나지 않은 만큼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제대로 된 제품이라고 믿고 단순히 판매만 했을 뿐으로 어찌 보면 우리도 피해자”라는 주장도 있다. 이들 업체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백수오 제품 전수조사와 검찰의 수사결과에 따라 추가환불을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연맹, 녹색소비자연대 등 10개 단체가 참여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성명을 내고 섭취여부, 구입시점에 상관없이 백수오 제품에 대한 전액환불을 요구했다. 특히 제품을 이미 섭취한 소비자들이야말로 더욱 큰 피해자임을 강조했다.

협의회는 홈쇼핑사들의 환불정책에 대해 “유통업체들이 판매제품에 대한 책임을 외면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백수오 제품을 전량 복용했거나 잔여 물량을 보관하고 있지 않은 소비자를 보상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업체들이 모든 활동을 소비자 관점에서 하겠다는 ‘소비자중심경영(CCM)인증’을 받았음에도 피해보상임무를 무시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협의회는 “공정거래위원회와 홈쇼핑 재승인 담당부처인 미래부에 소비자보호를 외면한 홈쇼핑사들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소비자원도 “홈쇼핑사들이 소비자 보상에 대해 좀 더 적극적인 입장을 취해야한다”며 소비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소비자원은 백수오 관련 소비자 상담 4448건 중 안전과 관련된 400여 건에 대해 내용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홈쇼핑사의 환불정책에 대해 일부 이용고객들은 홈쇼핑 불매도 불사하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홈쇼핑사들이 손해를 줄일 생각만 하고 있다. 다시는 홈쇼핑 업체를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한편 ‘가짜 백수오 파문’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백수오 재배농가들도 정부차원의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 백수오 생산량의 60%를 생산하고 있는 충북 제천지역에서는 애써 키운 백수오 모종을 갈아엎는 등 재배를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