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밋빛 전망 쏟아내다 하한가 행진엔 일제히 침묵한 증권사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5일 17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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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시장이 내츄럴엔도텍의 ‘가짜 백수오’ 쇼크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가짜 백수오 사태가 발생한 지난달 22일부터 단 하루를 제외하고 연일 하락했다. 4일에도 1.61% 떨어진 677.90으로 마감해 670 선까지 밀렸다.

특히 충격의 진원지인 내츄럴엔도텍은 22일 이후 하루를 빼고 하한가를 이어갔다. 21일 8만6000원을 웃돌던 주가는 2만9000원으로 8거래일 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추락했다. 뒤늦게 내츄럴엔도텍 주식을 사들인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그동안 내츄럴엔도텍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쏟아내던 증권사들은 일제히 침묵을 지키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초부터 백수오 사태가 불거지기 전까지 증권사들이 내놓은 내츄럴엔도텍 분석 보고서는 44건. 보고서 제목도 ‘세계를 향한 위대한 한 걸음’(유진투자증권), ‘이제부터가 진짜 성장이다’(이베스트투자증권), ‘백수오의 시장 팽창 가능성을 믿어보자’(하나대투증권) 등 칭찬 일색이다. 키움증권은 지난달 6일 “국내 유통채널 다각화 등으로 성장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내츄럴엔도텍 목표주가를 6만6000원에서 9만9000원으로 올렸다. 교보증권도 3월 말 “해외영토 확장으로 고성장세가 유지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6만1000원에서 10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가짜 백수오 파문이 시작된 지난달 22일 이후 나온 보고서는 삼성증권이 낸 2건뿐이다. 삼성증권도 투자의견을 ‘적극 매수’에서 ‘매수’로 낮췄을 뿐 “내츄럴엔도텍을 팔라”는 직언은 하지 못했다.

이는 보고서를 ‘매수 추천’으로 일관하는 증권사들의 관행과 무관치 않다. 일부 증권사를 중심으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최근 1년간 나온 전체 기업분석 보고서 중 ‘매도’ 의견은 0.1%가 채 안 된다.

초저금리 시대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개미’들이 증시로 몰려드는 상황에서 증권사들이 ‘매수’ 의견 일색의 장밋빛 보고서만 쏟아내서는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기 힘들다. 투자자들에게 진짜 도움을 줄 수 있는 소신 있는 의견이 담긴 보고서가 많이 나와야 투자자를 꾸준히 증시로 끌어들여 전체 자본시장도 키울 수 있다.

정임수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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