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모터쇼 현장서 만난 럭셔리카 임원 2人 인터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7일 03시 00분


코멘트
《 ‘럭셔리카’의 본고장은 영국이다. 롤스로이스를 시작으로 벤틀리, 재규어, 랜드로버, 애스턴 마틴, 맥라렌 등 수억 원대의 자동차 브랜드들이 주로 영국에서 탄생했다. 워낙 고가라 판매대수는 많지 않지만 항상 사람들의 마음속에 ‘드림카’로 자리 잡고 ‘로망’이 되는 차들이다. 국내 수입차 시장이 성장하고 영화 007 시리즈와 ‘킹스맨’의 인기 등 영국 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이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중 벤틀리와 재규어랜드로버의 임원들을 서울모터쇼 현장에서 만나 한국 시장에 대한 분석과 전망을 들어봤다. 》  
▼ “벤틀리 판매량 日 넘어서… 한국시장은 퍼펙트 스톰” ▼

매킨레이 벤틀리 韓-日지사장
“韓, 운전기사용 구입 많아 독특… 우리의 경쟁상대는 요트나 별장”

팀 매킨레이 벤틀리모터스 한국 및 일본 지사장은 한국에서의 벤틀리의 성공을 ‘퍼펙트 스톰’으로 표현했다. 벤틀리모터스코리아 제공
팀 매킨레이 벤틀리모터스 한국 및 일본 지사장은 한국에서의 벤틀리의 성공을 ‘퍼펙트 스톰’으로 표현했다. 벤틀리모터스코리아 제공
“지난해 처음으로 한국의 벤틀리 총 판매량이 일본을 넘어섰습니다. 한국은 여러 요인이 맞물려 갑자기 커진 태풍처럼 세계 고급차 시장의 격전지가 됐습니다. 그야말로 ‘퍼펙트 스톰’입니다.”

영국의 고급차 브랜드 ‘벤틀리’는 다른 고급차 브랜드들과 마찬가지로 한국에서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322대를 판매했는데, 전년도의 164대에 비하면 2배 가까이로 늘었다. 처음으로 총 판매량에서 일본(306대)을 제쳤을 정도다. 올해 1분기(1∼3월) 벤틀리모터스코리아는 120대를 팔아 단일 딜러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벤틀리를 가장 많이 판매한 딜러가 됐다.

이런 성장세를 바탕으로 벤틀리는 2007년 이후 8년 만에 서울모터쇼에 재등장했다. 언론 공개 행사가 있던 2일, 모터쇼 현장에서 팀 매킨레이 벤틀리모터스 한국 및 일본 지사장을 만났다.

매킨레이 지사장은 한국 시장이 여러모로 ‘독특한’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한 가지 예로, 다른 나라에서 벤틀리 구매자 중 운전기사가 운전하는 용도로(쇼퍼드리븐) 차를 사는 비중은 5∼6%에 불과하지만, 한국은 이 비중이 54%로 반을 넘는다. 벤틀리로 운전을 즐기기보단 뒷좌석에 타는 소유자가 많다는 뜻이다.

그는 한국에서의 성장에 대해 “벤틀리가 고급차 브랜드 중에는 역사가 오래된 편이어서 인지도가 높은 데다 희소성이 있고, 그간 벤틀리의 정체성을 알려온 활동이 효과를 본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더해 “그간 쇼퍼드리븐 모델을 위주로 성장해 왔지만, 최근 직접 운전하는 젊은층을 공략한 콘티넨털 GT 등 모델들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뮬산, 콘티넨털 GT, 플라잉스퍼로 구성된 벤틀리코리아의 라인업에 내년 3분기쯤이면 브랜드 최초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벤테이가’가 들어온다. 아직 제대로 된 외관도 공개되지 않았지만 벌써 국내에서만 70여 명이 구매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매킨레이 지사장에게 라이벌을 묻자 “벤틀리는 다른 차 브랜드들과도 경쟁하지만 요트나 별장, 다이아몬드 등과도 경쟁한다고 생각한다”며 “고객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 “입문형부터 최고급까지… 한국선 고급차 고루 팔려” ▼

에드워드 재규어랜드로버 SVO사장
“럭셔리-스포츠-험로주행 겸한… 특별한 車 제작이 우리의 목표”


존 에드워드 재규어랜드로버 스페셜 오퍼레이션 총괄사장은 “특별한 차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제공
존 에드워드 재규어랜드로버 스페셜 오퍼레이션 총괄사장은 “특별한 차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제공
“한국은 재규어 XJ가 네 번째로 많이 팔리는 시장이고, 레인지로버는 세계 8위입니다. 우리도 놀라고 있는데, 엔트리급부터 최고급 모델까지 잘 섞여 있어 우리는 한국을 ‘리치믹스(Rich Mix) 마켓’이라고 부릅니다.”

지난해 국내에서 6664대의 차를 판매해 33.1% 성장한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서울모터쇼 언론공개 행사를 하루 앞둔 1일 ‘스페셜 비이클 오퍼레이션(SVO)’을 한국에 선보였다. SVO는 재규어랜드로버의 고성능 차량과 개별 주문형 차량, 한정판 모델의 개발 및 제작부터 과거 모델의 복원까지 모든 ‘특별한 차량’의 제작을 전담하는 부서다. 재규어와 랜드로버 시장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하겠다는 뜻이다. 이 부서의 총책임자인 존 에드워드 스페셜 오퍼레이션 총괄사장이 방한해 2일 서울모터쇼에서 SVO에 대해 직접 브리핑했다.

에드워드 사장은 SVO에 대해 “재규어와 랜드로버의 한계를 뛰어넘는 차를 만드는 부서”라고 소개했다. 그는 “우리가 추구하는 차는 럭셔리와 스포츠 성능(퍼포먼스), 그리고 모든 지형에서 주행이 가능한 역량까지 세 가지를 모두 갖춰야 한다”며 “이와 함께 고객이 원하는 차를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기자의 녹색 형광펜을 가리키며 “만약 당신이 이 색을 그대로 차에 입혀 달라고 주문한다면, 우리는 그 색을 차에 재현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재규어랜드로버는 2000만 파운드(약 329억4800만 원)를 투자해 지난해 말 새로운 SVO 기술센터를 영국 코번트리 인근 옥스퍼드 로드에 설립했다. 2만 m² 규모인데, 그중 절반은 전문 페인트 스튜디오다. 총 250여 명의 기술자가 이곳에 속해 있다.

이날 재규어랜드로버는 ‘레인지로버 스포츠 SVR’를 공개했다. SVO가 만든 이 차는 향후 재규어랜드로버 고성능 모델에 붙일 ‘SVR’란 명칭을 적용한 첫 번째 차량이다. 최고출력 550마력의 강력한 힘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임에도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4.7초 만에 도달한다.

그는 ‘영감을 받는 브랜드가 있느냐’는 질문에 “특정 브랜드보다는 가구, 인테리어, 패션 등 다른 산업분야 자체에서 많은 영감을 받는다”며 “영국 런던의 최고급 양복점 거리인 ‘새빌 로’처럼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이 만족할 만한 차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고양=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벤틀리#재규어랜드로버#모터쇼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