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얼리 기업 “돌격, 시계시장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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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파니는 자체 스위스 공장에서 생산한 ‘CT60’을 선보이며 시계 시장에서의 본격적인 경쟁을 선언했다(왼쪽 사진). 까르띠에는 8년 만에 새로운 시계 컬렉션인 ‘끌레 드 까르띠에’로 하이엔드 시계 시장에 도전한다. 각사 제공
티파니는 자체 스위스 공장에서 생산한 ‘CT60’을 선보이며 시계 시장에서의 본격적인 경쟁을 선언했다(왼쪽 사진). 까르띠에는 8년 만에 새로운 시계 컬렉션인 ‘끌레 드 까르띠에’로 하이엔드 시계 시장에 도전한다. 각사 제공
세계적인 명품 주얼리 기업들이 고급 시계 시장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자체 기술 개발로 고급 시계 시장에 뛰어들어 고객층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중국의 ‘반(反)부패 운동’의 영향으로 글로벌 시계 시장도 덩달아 위축됐지만 시계 시장의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판단에서다.

주얼리 기업들이 시계에 집중 투자하면서 ‘손목 위의 전쟁’은 올 한 해 한층 뜨겁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력을 앞세운 전통 스위스 시계 기업과 디자인에 기술력을 입힌 주얼리 기업, 거대한 모바일 사용자를 거느린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격돌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 명품 시계 업계 관계자는 “주얼리와 시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고객층을 보유하고 있다”며 “기술 개발에 집중 투자해 주얼리 고객들을 하이엔드 시계로 확장시키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 티파니, “본격적인 시계 경쟁 시작”

미국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앤코는 2일 자회사인 스위스 티파니 워치 컴퍼니에서 만든 첫 번째 시계 컬렉션인 ‘CT60’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그동안 티파니의 시계는 스와치 그룹이 제조해 왔다. 그러나 티파니는 주도적으로 자사의 브랜드 철학이 녹아 있는 시계 개발을 위해 2년 전 스위스에 티파니 워치 컴퍼니를 세웠다. 이곳에서 만든 첫 번째 시계가 CT60인 것. 프레드릭 쿠메널 티파니 회장은 지난달 올해 경영계획을 발표하며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티파니는 CT60과 같은 뛰어난 시계 컬렉션 등으로 장기적인 미래에 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CT60은 1945년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가지고 있던 티파니의 금시계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됐다. 최근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고전적인 ‘복고풍’ 스타일을 따른 것이다. 롤렉스도 최근 파스텔톤 다이얼 시계를 대거 내놓은 바 있다.

김효상 티파니코리아 사장은 “현재 티파니 매출에서 시계 비중은 0.5%에 불과하지만 향후 기술력과 디자인을 갖춘 탄탄한 CT60 컬렉션으로 시계 비중을 높일 것”이라며 “여성들의 로망인 ‘티파니 블루’색 다이얼의 여성 시계도 조만간 내놓을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티파니는 이달 1일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8%가량 올렸다. 원화 대비 달러화가 계속 올라 인상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 까르띠에, “자체 무브먼트로 승부”

프랑스 명품 주얼리 브랜드 ‘까르띠에’는 이날 불필요한 장식을 떼어내고 간결한 아름다움을 강조한 ‘끌레 드 까르띠에’ 시계 컬렉션을 내놓는다고 밝혔다. 2007년 ‘발롱 블루’를 선보인 이후 8년 만에 새롭게 내놓은 시계 컬렉션이다.

예물 시계로도 인기가 높은 ‘탱크’와 ‘발롱 블루’에 이어 기술력으로 인정받는 새로운 하이엔드급 시계 컬렉션으로 키우겠다는 게 까르띠에의 전략이다. 주얼리 브랜드의 한계를 뛰어넘어 스위스 전통 ‘컴플리케이션 시계’(다양한 기능을 갖춘 시계)에 도전하겠다는 것.

실제로 이달 중순부터 매장에 선보일 예정으로 가격대는 900만∼3000만 원대로 하이엔드 급이다. 여성용 31mm 제품을 제외하고 까르띠에가 직접 개발한 새로운 무브먼트 ‘1847 MC’가 적용됐다. 1847은 까르띠에가 설립된 연도. 시계의 뒷면은 투명 창으로 돼 있어 무브먼트가 돌아가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여성용 시계에는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주얼리 브랜드로서의 디자인력을 과시했다.

까르띠에 관계자는 “‘끌레’는 프랑스어로 열쇠를 뜻한다. 새 시계의 크라운(시계 측면에 튀어나온 시간 조정장치)이 열쇠를 떠올리는 형태와 작동 방식을 갖추고 있어 이름을 열쇠로 지었다”며 “이를 통해 꾸준히 창의적인 워치 메이커로 자리 잡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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