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1%대 금리… 기준금리 1.75%로 전격 인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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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경기 하강 위험 더 커졌다”… 가계부채 증가 우려 무릅쓰고 내려
부동산시장 회복-수출 가속도 기대

디플레 우려에 低금리 처방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전체회의 개최를 알리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1.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사진공동취재단
디플레 우려에 低금리 처방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전체회의 개최를 알리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1.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2일 기준금리를 연 1.75%로 0.25%포인트 전격 인하함에 따라 한국 경제는 ‘1%대 기준금리 시대’라는 사상 초유의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번 금리 인하는 부동산 시장의 회복세에 가속도를 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예·적금 위주인 중산층의 보수적 투자 관행에도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이날 한은은 “정부와 여당의 금리 인하 압박에 굴복했다”는 비판이 나올 줄 알면서도 금리를 내렸다. 동결될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을 벗어난 ‘깜짝’ 결정이었다. 한은은 지난해 8, 10월에 금리를 0.25%포인트씩 내린 후 지난달까지 넉 달째 동결 기조를 이어가고 있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통위 직후 기자회견에서 “지난 두 달간의 지표를 보니 경기 하방(下方) 위험이 예전보다 더 커졌다”며 “이런 흐름이 확인된 이상 금리를 가급적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향후 추가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 대신 은행을 통해 중소기업에 저리(低利) 자금을 지원하는 금융중개지원대출의 한도를 20조 원으로 5조 원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계부채 증가 등 부작용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한은이 금리 인하를 결정한 것은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우려가 커질 정도로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있어서다. 올해 들어 세계 주요국들이 금리를 인하해 자국의 통화가치를 떨어뜨리는 경쟁을 벌이는 것도 더이상 무시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부인하지만 한국도 사실상 ‘세계 환율전쟁’에 첫발을 디딘 셈이다.

금리는 내렸지만 시중에 풀릴 돈이 실물경기로 온전히 가지 않고 부동산, 증시 등 투자시장이나 금융회사에만 맴돌며 ‘자산 버블(거품)’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당장의 금융시장 반응은 크지 않았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1135원 이상까지 상승(원화가치는 하락)하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0.1원 떨어진 1126.4원에 마감했다. 코스피도 한때 1,990 선 부근까지 올랐지만 장 막판 매도세에 밀려 1,970.59로 거래를 마쳤다. 선물 옵션 동시만기일을 맞아 외국인 매물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 기준금리 ::

한 나라의 금리를 대표하는 정책금리. 한국의 경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경제 상황을 반영해 매달 결정한다. 금융회사들은 이 금리를 기초로 예금 대출 등의 금리를 정한다.

유재동 jarrett@donga.com·박민우 기자
#기준금리#금리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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