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모터쇼]쌍용차 “체어맨 발전시킨 럭셔리 SUV 만들 것”

  • 동아경제
  • 입력 2015년 3월 5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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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2015 제네바모터쇼 현장에서 만난 쌍용자동차 이유일 사장은 회사를 6년여 이끌어오며 느꼈던 소회와 유럽시장을 겨냥한 전략 등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이 사장은 오는 24일 사장에서 물러나, 부회장으로 근무하며 쌍용차 고문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다음은 쌍용차 이유일 사장과 인터뷰 내용

-지난해 내수는 괜찮았지만 수출이 저조했는데.
“러시아, 칠레 등지에서 고전했다. 그래서 돌파구로 유럽판매를 늘릴 생각이다. 올해는 1만7000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티볼리 판매를 시작하는 6월이 기대된다.”

-미국 시장 진출 계획은.
“추진은 하고 있는데 쉬운 일이 아니다. 제품 인증 등 앞으로 최소 3~4년은 걸릴 것이다. 조급하게 할 생각은 없다. 쌍용차는 현대차 등과는 여건이 다르다.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고 자원도 제한돼 있다. 하지만 반드시 가야 한다. 돌다리를 두드리며 걷는 심정으로 조심해서 추진할 것이다.”

-체어맨은 향후에 어떻게 되나.
“체어맨 H는 단종 했고, W는 변형으로 가고자 한다. 국내외 시장에서 대형 세단의 입지가 점차 좁아지고 있다. 그래서 체어맨 플랫폼을 활용한 럭셔리 SUV 개발을 검토 중이다. 마힌드라와도 어느 정도 얘기가 되고 있다. 그러나 단 시간 내 이뤄질 일은 아니다. 가급적 SUV의 특성을 반영해 변형 발전된 다목적차량을 만드는 것으로 보면 된다. 그런 면에서 유럽 본부가 많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고, 지난주에 처음 입주한 프랑크푸르트 사무실이 중추 역할을 할 것이다.”

-유럽 내 쌍용차를 발전시킬 방안은.
“무엇보다 상품성 강화와 기술개발이 중요하다. 지금 티볼리로 턴어라운드를 했다고 판단하기엔 이르다. 티볼리는 수익성이 낮은 작은 차다. 많이 팔면 좋겠지만 판매와 수익에 한계가 있을 것이다. 앞으로 C와 D세그먼트를 개발해야 한다. D세그먼트는 렉스턴 후속 Y400(프로젝트명)이 역할을 하게 된다. 내년 말에 등장할 것이고, C세그먼트는 코란도C 풀체인지로 대응할 것이다”

-대표이사 직을 내려놨다. 후임 사장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내가 주문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조언보다는 자신의 경영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다만 선배로서 충고할 것은 하겠다. 어려운 부분은 도울 것이다. 끌고 가는 임무는 끝났고, 이제는 뒤에서 밀어주는 역할만 남았다.”


-쌍용차를 6년간 이끌면서 가장 어려웠던 때는.

“2009년 77일간의 파업 때다. 정말 그만두고 집에 가고 싶더라. 그리고 2010년 코란도C를 만들어야 하는데 개발자금이 없어 땅 팔아서 겨우 만들었다. 회사의 주인을 찾는 일도 버거웠다.”

-쌍용차가 반드시 개선해야 할 기업문화가 있다면.
“서로 감싸주고 덮어주려는 문화가 있다. 하지만 이 부분은 냉정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다. 좋은 게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기업 문화적 측면에서 업무는 보다 냉정해져야 한다.”

-조직이 결속력이 있으면 좋은 것 아닌가.
“잘못한 것에 대해 온정주의가 있으면 안 된다. 쌍용차에는 아직 그런 문화가 남아 있다. 앞으로 반드시 개선해야 하고, 나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해왔다. 조직은 구성원의 개별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회사가 발전한다.”

-만약 자금이 충분했다면 꼭 만들고 싶었던 차가 있나.
“모터쇼에서 포르쉐 카이엔 GTS를 유심히 봤다. 앉아도 봤는데, 차가 굉장히 좋더라. 쌍용차는 SUV 전문회사니까 카이엔 같은 차를 한번 만들었으면 좋겠다.”

-중국 합작공장 계획은.
“일단 중국 정부가 허락을 안 해준다. 현지 5만대 수요가 되면 만들고 싶지만 쉽지 않다. 파트너 회사를 선정하는 문제도 있고, 중국 정부의 허가를 받는 문제도 있다. 그런 것들이 걸림돌이다.”

-요즘 코란도 투리스모 판매가 많이 떨어졌는데.

“기아차 카니발이 나오면서 많이 위축됐다. 그러나 최근 모로코에서 택시로 허가를 받았다. 한번에 1000대를 보낼 것이다. 투리스모를 생산하는 조립 2라인에서 체어맨도 생산하는데, 가동율이 낮다. 티볼리가 많이 팔리면 롱바디 등을 2라인에 넣어 혼류생산도 고려중이다.”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하고 싶은가.
“이제 노는 연습을 하려고 한다. 그런 차원에서 스페인 산티아고 길을 자전거로 돌고 싶다.”

제네바=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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