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가볍게… 더 빠르게… 더 부드럽게

  • 동아일보

메이저업체들 변속기 개발 경쟁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변속기 경쟁이 치열하다. 자동변속기, 더블클러치변속기(DCT), 무단변속기(CVT) 등 종류가 다양해지고 단수도 높아지고 있다. 조만간 ‘꿈의 변속기’라 불리는 10단 변속기도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변속기는 엔진 속도를 제어해 운전자가 요구하는 차량 성능에 맞도록 필요한 힘을 바퀴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변속기는 자동차가 출발할 땐 회전수는 낮지만 힘이 강한 저단을 쓰고, 시속이 높아지면 단수를 높여 힘을 줄이면서 회전수를 늘려 연료소비효율(연비)을 높여준다. 다만 엔진의 단수가 늘어날수록 변속기의 무게가 증가하므로 경량화도 중요하다.

○ 크라이슬러, 로터리 E시프트로 디자인도 개선


메르세데스벤츠의 9단 자동변속기. 시속 120km에서 RPM이 1350 수준을 유지한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공
메르세데스벤츠의 9단 자동변속기. 시속 120km에서 RPM이 1350 수준을 유지한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공
자동차의 주행 속도나 부하에 따라 최적의 토크로 변환시켜주는 자동변속기는 현재 9단까지 나왔다. 메르세데스벤츠는 국내에선 지난달 ‘뉴 E220 블루텍 아방가르드’에 9단 자동변속기를 처음 적용했다. 회사 측은 “기어비를 늘리고 엔진 회전수를 낮춘 덕에 시속 120km로 주행할 때 불과 1350RPM에서 9단을 실현한다”며 “기존 7단 자동변속기보다 기어가 2개 늘었지만 1kg 가벼워졌다”고 설명했다.

크라이슬러의 ‘올 뉴 크라이슬러 200’에도 9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됐다. 기어비가 촘촘하게 구성돼 변속 충격 없이 부드럽게 동력을 전달한다. 무게는 기존 6단 자동변속기에 비해 13.6kg 줄었다. 또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는 듯한 동그란 버튼 모양의 로터리 E시프트를 적용해 디자인도 개선하는 한편으로 실내 공간의 활용도를 높였다.

○ 유럽과 국산차의 DCT 경쟁

DCT는 두 개의 클러치 중 하나는 홀수 기어를, 다른 하나는 짝수 기어를 담당해 번갈아가며 변속을 한다. 첫 번째 클러치가 동력을 전달하는 동안 두 번째 클러치는 바로 위, 아래 단계 기어에 맞물릴 준비를 한다. 동력 흐름이 끊기지 않는 상태에서 기어를 바꿀 수 있도록 해주고 변속 시간을 짧게 유지해 주는 장점이 있다.

아우디는 DCT를 ‘S트로닉 변속기’라고 부른다. ‘A3 세단 35 TDI’와 ‘TT’ ‘TTS’ 등은 6단 S트로닉 변속기를, ‘A3 세단 25 TDI’와 ‘A6 45 TDI 콰트로’ ‘S4’ ‘RS5’ ‘Q5’ 등은 7단 S트로닉 변속기를 탑재했다. 폴크스바겐은 10단 DSG(DCT)를 개발 중이다. 폴크스바겐 측은 “기어 변속을 100분의 4초 안에 끝낼 수 있고 필요시에는 기어를 건너뛰어 저단으로 변속할 수 있기 때문에 효율성과 구동력이 모두 뛰어나다”고 말했다.

7단 더블클러치 변속기(오른쪽 사진)를 장착한 현대자동차의 ‘i40’. 연료소비효율이 기존보다 6% 향상돼 L당 16.0km(16인치 휠 왜건 기준)다. 현대자동차 제공
7단 더블클러치 변속기(오른쪽 사진)를 장착한 현대자동차의 ‘i40’. 연료소비효율이 기존보다 6% 향상돼 L당 16.0km(16인치 휠 왜건 기준)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는 디젤 차량에 7단 DCT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선보인 ‘엑센트 디젤’은 7단 DCT를 장착해 연비가 기존 L당 16.5km에서 18.3km로 10.9% 개선됐다. 지난달 선보인 ‘i30’와 ‘i40’에도 7단 DCT를 적용해 소형(엑센트), 준중형(i30와 ‘벨로스터’), 중형(i40) 등 DCT 라인업을 구성했다.

○ 링컨, 레버 대신 버튼형 변속기 탑재

CVT에는 기어 대신 엔진에서 나온 구동력을 받아들이는 구동 풀리(도르래)와 바퀴에 구동력을 전달하는 피동 풀리가 있다. 이 두개의 풀리는 벨트로 연결돼 있다. 풀리의 회전비 변화를 통해 출력을 조절하는 것이다. 기어 변속 과정에서 생기는 동력 손실이 없어 연비가 우수하고 변속 충격이 없지만 급격한 가속력은 느끼기 어렵다.

닛산의 엑스트로닉 무단변속기(CVT). 기어비의 범위를 넓혀 효율을 높였다. 한국닛산 제공
닛산의 엑스트로닉 무단변속기(CVT). 기어비의 범위를 넓혀 효율을 높였다. 한국닛산 제공
닛산 ‘쥬크’ ‘알티마’ ‘캐시카이’ 등에 적용된 ‘차세대 엑스트로닉 CVT’는 기어비의 범위를 넓혀 효율을 높였다. 가속 페달을 밟다가 잠시 발을 뗀 후 다시 밟으면 변속기를 저단에 고정하는 효과를 내 가속력을 끌어올려주는 ‘리프트 풋 홀드’ 기능을 탑재했다.

르노삼성자동차의 ‘SM5’ 가솔린 모델은 닛산의 차세대 엑스트로닉 CVT를 장착해 가솔린 2000cc급 모델 중에선 연비가 최고 수준인 L당 12.6km다. SM3는 CVT에 보조변속기를 추가한 ‘X-CVT’를 적용해 가속력과 연비를 향상시켰다.

한국GM은 쉐보레 ‘스파크’에 무단변속기에 보조변속기를 더한 ‘C-테크’를 적용해 국내 경차 자동변속형 모델 중 최고 연비(L당 15.3km)를 낸다. 한국GM 측은 “무단변속기는 기술이 발달하고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최근 중대형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도 장착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 밖에 링컨은 ‘MKC’에 레버 대신 버튼형 변속기를 탑재해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푸조는 수동변속기의 구동 원리를 기반으로 한 6단 자동변속기(MCP)를 ‘2008’에 적용했다. 한불모터스 측은 “수동변속기의 장점인 연비, 자동변속기의 장점인 정확한 타이밍에 이뤄지는 변속을 결합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변속기#자동변속기#더블클러치변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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