汎LG家 장자 승계 불문율 깨지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3일 03시 00분


코멘트

아워홈 구자학 회장 막내딸 지은씨 부사장 승진

과거 LG계열이었던 식자재·외식 전문기업 아워홈이 구자학 회장의 막내딸 구지은 전무(48·사진)를 부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이번 승진을 두고 식품업계에서는 아워홈의 승계작업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아워홈은 구지은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발령하는 등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고 2일 밝혔다.

구 부사장은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3남인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막내딸로, 구 회장의 1남 3녀 중 유일하게 회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그의 어머니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누나인 이숙희 씨(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차녀)다. 따라서 LG그룹을 친가, 삼성그룹을 외가로 둔 구 부사장은 한국 재계 인맥구도의 핵심에 있는 인물로 꼽힌다.

재계에서는 구 부사장의 승진을 계기로 장자 승계를 원칙으로 하고 여성의 경영 참여가 드문 ‘범(汎)LG가’의 불문율이 깨질지에 주목하고 있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미국 보스턴대에서 인사관리 석사 과정을 마친 구 부사장은 삼성인력개발원과 글로벌 인사컨설팅 회사인 왓슨와이어트를 거쳐 2004년 아워홈에 부장으로 입사했다. 그는 이후 구매물류사업부장과 외식사업부장, 글로벌유통사업부장, 구매식자재사업본부장 등으로 일하며 입사 당시 5000억 원대였던 매출을 지난해 1조3000억여 원으로 끌어올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 부사장은 급식사업 중심이던 아워홈을 사업 다각화를 통해 종합식품기업으로 변신시켰다. 한식 패스트푸드점인 ‘밥이 답이다’와 한식당 ‘반주’ 등 50여 개의 외식 브랜드가 구 부사장의 ‘작품’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에는 코엑스 컨벤션센터와 인천공항의 식음료 사업권을 잇달아 따냈고 최근에는 미국의 멕시코 음식 패스트푸드 체인인 타코벨과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는 등 활발한 경영 활동을 펼쳐 왔다.

지난해 10월에도 구 부사장은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해 “순대 떡볶이 등 서민 품목에 진출하지 않겠다”고 밝혀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구 부사장은 최근 10년간 아워홈에서 경영수업을 받아 왔다”며 “이달 1일자로 아워홈 사장으로 부임한 김태준 전 제일제당 부사장(55)이 구 부사장 중심의 경영 구도를 안정화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LG#구자학#구지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