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가치 ‘뚝뚝’ 떨어지자… 한국 찾는 日관광객 발길 ‘뚝’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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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방문객 2013년보다 22% 감소… 면세점-호텔 고객 유치방안 고심
한국인 “엔저 덕보자” 日여행 급증… 2015년 1월 예약, 2014년보다 2배 늘어

직장인 송모 씨(27)는 올 겨울휴가 때 2박 3일 일정으로 일본 규슈로 온천여행을 떠날 계획이었지만 결국 패키지여행 상품 예약에 실패했다. 엔화 약세(원화 강세)로 일본을 찾는 국내 여행객이 급증하면서 관련 상품이 모두 매진됐기 때문이었다. 송 씨는 “일본 대신 태국 방콕이나 필리핀 세부 등 다른 여행지를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엔저 현상으로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인은 늘어났지만 한국을 찾는 일본인이 줄면서 관련 국내 업계에서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10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10월 일본으로 떠난 한국인 관광객은 24만96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7%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에 방한한 일본인 관광객(19만335명)은 지난해보다 22.3% 줄었다.

상당수의 일본 패키지여행 상품(9일 기준)은 내년 1월까지 예약이 끝난 상태다. 엔저에 따른 국내 여행객들의 일본여행 수요 증가에다 학생들의 겨울방학 수요까지 겹친 것이 원인이다. 특히 3박 4일 기준으로 1인당 여행 경비가 50만∼60만 원 수준인 규슈와 오사카 지역의 경우 예약이 마감돼 대기 순번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내년 1월 일본으로 떠나는 모두투어의 여행 상품 예약 건수는 올 1월 출발 상품에 비해 226% 증가했다. 하나투어의 경우 내년 1월 출발 상품에만 1만8000여 명의 예약이 몰려 올 1월보다 123% 늘어났다.

반면 일본인 여행객 감소로 일본인 매출 비중이 줄어든 유통업체들은 아쉬운 표정이다.

롯데면세점에서는 최근 2년 동안 전체 매출에서 일본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으로 줄었다. 2012년 일본인 고객 관련 매출은 전체의 25.8%를 차지했지만, 올해(1∼10월)는 그 비중이 12.7%로 뚝 떨어졌다. 신라면세점의 전체 매출 가운데 일본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0.0%에서 올해(1∼11월) 7.0%로 떨어졌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외국인 매출에서 일본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최근 2년 새 15.5%에서 11.4%로 줄었다.

특급호텔에서는 일본인 관광객의 빈자리가 더욱 크다. 서울 중구 명동 인근에 위치한 더플라자호텔(특1급)의 경우 2년 전까지는 외국인 투숙객의 절반 이상이 일본인이었지만, 올해는 일본인 비중이 20%대로 떨어졌다. 서울 중구의 롯데호텔에서도 2011년 전체 투숙객의 60%에 육박했던 일본인 비중이 올해 25%로 떨어졌다.

더플라자호텔 관계자는 “현재 일본 온라인 여행사를 통해 프로모션을 진행하거나, 일본에서 활약하는 국내 유명인을 홍보대사로 위촉해 일본 투숙객 끌어들이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엔화#관광객#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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