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화, 해외서 잇단 승전보… 토종 엔지니어링 기술의 ‘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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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한국의 최고경영인상]2년 연속 글로벌경영 부문

황광웅 회장
황광웅 회장
1990년 출범한 ㈜건화(회장 황광웅)는 엔지니어링 업계에서 후발주자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세계를 무대로 기술력을 과시하며 왕성한 기업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내 2000여 개의 건설 엔지니어링 기업 중에서 ‘빅3’에 꼽히는 건화는 국가산업 발전의 토대가 되는 사회간접자본(SOC) 설계 및 감리용역을 주요 사업영역으로 삼고 있다. 도로와 철도, 교량, 상하수도, 도시개발, 플랜트, 수자원, 항만, 환경, 교통계획 등 국가의 인프라 구축에 관련된 30여 개 분야에서 종합 엔지니어링 업무를 수행한다.

건화가 해외시장에 본격적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은 2007년부터.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정부 발주물량 축소로 국내 시장이 줄어든 상황에서 해외시장은 새로운 도약을 위한 피할 수 없는 도전 과제였다. 경쟁업체들에 비해 시작은 조금 늦었지만 꾸준히 크고 작은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2012년 초대형 프로젝트인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사업의 토목설계에 참여하면서 국내 엔지니어링 업계 순위가 5위에서 3위로 뛰어올랐다.

총사업비 9조 원, 사업기간이 7년여에 달하는 이 프로젝트는 바그다드 남쪽 10만 가구에 이르는 대단위 신도시를 개발하는 것으로, 세계에서 유수한 건설업체들의 관심을 모은 대규모 사업이다. 건화는 우리나라 건설엔지니어링 역사상 최대 규모인 350억 원의 용역을 수주하며 이슈메이커가 됐다.

올 초에는 방글라데시 교통부가 발주한 남아시아소지역 경제협력 연결도로 사업의 설계·감리용역 계약을 체결하며 또 한 번 기술력을 과시했다. 사업 규모가 1274만 달러(약 142억 원)에 달하는 이 프로젝트는 아시아 32개국을 그물망처럼 연결하는 총 길이 14만여 km에 달하는 도로망이다. 국내 건설 엔지니어링 업계 최초로 1000만 달러 이상의 공적개발원조 엔지니어링 사업을 수주한 것이라 의미가 크다.

현재 해외 10여 개 현장에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건화는 해외사업 비중을 현재 10%대에서 2020년 30%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건설·엔지니어링 전문지 ENR가 집계하는 세계 225대 설계회사 순위에서도 지난해 196위에서 올해는 이보다 18단계 오른 178위에 랭크됐다.

황광웅 회장의 경영철학은 ‘송무백열(松茂柏悅·소나무가 무성하니 잣나무가 즐거워한다)’이다. 벗, 즉 발주자와 협력사들이 잘되는 것을 기뻐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화합하고 배려하며 더불어 살아가자는 상생(相生)의 정신이 기업문화의 토대를 이루고 있다.

임직원을 위한 복지제도와 인재경영 시스템에도 상생의 정신이 잘 드러난다. 인적 자원에 대한 투자는 곧 최고의 R&D 투자라는 신념으로 맞춤형 교육·복지시스템을 활발히 가동해 글로벌 역량을 갖춘 엔지니어들을 지속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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