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주식 저평가… 투자비중 늘릴것”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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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스원 아시아주식운용팀 대표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한국 주식에 대한 투자비중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앤드루 스원 블랙록 아시아주식운용팀 대표(사진)는 14일 홍콩에서 열린 ‘블랙록 아시아미디어포럼’에서 “한국 기업들의 주식 평가가치(밸류에이션)는 일본을 제외한 다른 아시아 국가 기업들과 비교할 때 2007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부정적인 요인들은 이미 주가에 많이 반영됐으며 앞으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평가했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블랙록은 투자상품 1000여 개, 4조5000억 달러(약 4800조 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다. 한국에 대한 블랙록의 전체 투자 규모는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자산의 14.6%인 55억 달러(약 5조8000억 원)를 한국 기업에 투자하는 ‘아이쉐어MSCI 이머징마켓 ETF(상장지수펀드)’ 하나만 봐도 투자 규모를 알 수 있다.

스원 대표는 “한국은 올해 주요 기업의 실적악화 및 수출둔화, 내수침체 등으로 다소 어려움에 직면해 왔다”며 “하지만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경기부양 조치와 한국은행의 금리인하가 점차 긍정적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미 연방준비제도가 조만간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미국의 설비투자 관련 수출의 증가로 한국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중국, 인도의 비중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스원 대표는 “인도의 경우 향후 3∼5년 동안 주식시장이 좋을 것”이라며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경제개혁과 물가안정에 힘입어 경제성장이 계속될 것이고, 원자재 가격 하락의 덕도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만 주식시장에 대해서는 중립 전략을, 과거 미국의 금리상승기에 실적이 좋지 않던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에 대해서는 비중 축소 전략을 제시했다.

한편 블랙록은 선진국 주식시장 중 일본 주식시장이 가장 유망할 것으로 예상했다. 데니스 스태트먼 글로벌자산배분운용팀 대표는 “현재 미국 기업의 이익이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12.2% 수준인데, 이는 역사적 평균인 9.6%보다 높아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일본의 경우 중앙은행의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이 계속되고 있고, 일본 주가는 다른 선진국 시장 대비 197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어서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 대해 스태트먼 대표는 “경제성장률이 6∼7%로 떨어지더라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홍콩과 상하이 주식시장을 연결하는 후강퉁(호港通)을 통해 장기적으로 자본시장에 대규모 투자를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주식#투자#블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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