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사전보고에 경영활동 위축”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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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파견 나온 감독관 개입에 전전긍긍
금감원 “매일 임직원 만나 정보 파악… 경영간섭은 안해”

KB금융지주에 파견된 금융당국 감독관들이 KB금융의 경영에 깊숙이 간섭해 사실상 ‘관치금융’이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KB금융 임직원들에게 경영 활동과 관련한 모든 결정을 내리기 전에 협의할 것을 요구하는 등 감독관들이 경영에 직접 관여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파견한 5명의 감독관은 KB금융의 각 사업부서의 경영 활동에 대한 모든 진행 상황을 매일 파악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경영 활동이 모두 감독당국에 보고가 되다 보니 KB금융 임직원들이 경영과 관련한 새로운 결정을 미루고 있다”며 “언론에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대외활동을 할 때 감독관들이 미리 내용을 확인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금융당국은 12일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에 대해 직무정지라는 중징계 결정을 내리면서 KB금융에 감독관을 파견했다. 당시 금융위는 “모든 경영 활동은 KB금융이 알아서 하고 감독관은 전산사고 등 혹시 있을지 모르는 돌발 상황에 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감독관들이 KB금융 내에서 경영 활동과 관련한 모든 내용을 사전에 ‘검열’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KB금융의 가장 중요한 경영 사안인 새 최고경영자(CEO)를 뽑는 KB금융 이사회의 회의와 관련해서도 감독관들이 미리 회의 내용을 확인한 뒤 외부에 공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감독관들이 KB금융으로부터 경영과 관련해 보고를 받는 일은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KB금융에 파견 중인 한 감독관은 “감독관들이 매일 임직원들을 만나 경영 사안들에 대한 정보 수집을 하거나 외부에 나가는 보도자료 대해서는 내용을 좀 알려달라는 부탁을 했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이날 임 전 회장이 금융당국을 상대로 낸 소송을 취하하고 등기이사에서 물러나기로 한 것과 관련해 “감독관들은 임 전 회장이 완전히 KB금융에서 떠난 만큼 회사 임직원들이 업무시간을 이용해 임 전 회장 일을 보는 일이 없도록 관리 감독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KB금융#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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