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제조업 ‘선택과 집중’… 사업구조 개편 가속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14일 03시 00분


코멘트

석유화학 경쟁력 강화 위해 KPX화인케미칼 인수 계약

한화그룹이 본격적인 사업구조 개편에 나섰다. 건자재나 제약 등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부문을 과감히 떨어내고 석유화학, 태양광, 첨단소재 등 ‘잘할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 KPX화인케미칼 인수

한화그룹의 석유화학 계열사인 한화케미칼은 13일 TDI(2시안화 톨루엔) 생산 회사인 KPX화인케미칼의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대주주인 KPX홀딩스와 특수관계인 지분 50.7%를 420억 원에 인수하는 조건이다.

TDI는 가구와 자동차, 페인트, 신발 소재로 쓰이는 폴리우레탄의 원재료다. 그동안 한화케미칼은 TDI 원료인 염소를 생산해 KPX화인케미칼에 공급해왔다. KPX화인케미칼로부터는 무수염산을 공급받아 주력 제품인 PVC를 생산하기도 했다.

그러나 KPX화인케미칼 TDI공장이 2011년부터 업황 악화 등으로 사실상 가동을 중단하면서 거래 관계가 끊겼다. 한화케미칼은 KPX화인케미칼 TDI공장을 다시 가동하면 두 회사의 시너지 효과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KPX화인케미칼 공장을 단계적으로 재가동해 내년 말까지는 전면 가동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에 4000억 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태양광 사업 시장지배력 높여라”

앞서 한화는 8일 호주에서 주택용 태양광 사업 등을 벌이는 엠피리얼사의 지분 40%를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한화는 호주 주택용 및 산업용 태양광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에너지 절감 시스템 구축 등 태양광과 연계된 에너지 절감 사업 진출 가능성도 열었다. 한화그룹 측은 “향후 일본, 독일, 중동 등 지역에서 태양광 관련 사업에 참여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전망이 밝은 태양광 사업의 시장 지배력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첨단소재 분야도 한화의 새로운 먹을거리다. 한화는 6월 한화L&C 건재사업 부문을 모건스탠리 프라이빗에퀴티에 팔고 존속 법인인 소재사업 부문 사명(社名)을 한화첨단소재로 바꿔 출범시켰다. 탄소계 복합소재 개발 등 첨단 분야에 집중하기 위해 기존 한화케미칼과 함께 사용하던 연구소를 분리시켰다.

한화는 건자재 부문 매각 대금 3000억 원을 손에 넣고 해외 자동차 및 필름 소재 관련 인수 대상 기업을 물색 중이다. 최근 제약회사 드림파마를 약 1950억 원에 미국계 제약사인 알보젠에 매각한 것도 ‘선택과 집중’을 위한 한화의 행보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