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cc 4캔 만원”에 날개 돋친 수입맥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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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상반기 맥주 수입량 사상 최대
日-네덜란드-독일-중국-미국 順… 처음으로 수출량 넘어서기도
대형마트 3社 독점 브랜드 론칭… 새로운 매출 효자로 자리잡아

수입맥주 전성시대
최근 친구들과 야유회를 가기 위해 한 대형마트에 장을 보러 간 직장인 이민지 씨(28)는 행사 매대에서 500mL짜리 수입맥주 4캔을 ‘단돈’ 1만 원에 샀다. 평상시에는 캔당 평균 3500∼3800원인 수입맥주가 40%가량 할인 판매되는 것을 보니 손이 안 갈 수 없었다. 같은 용량의 국산 맥주(대형마트 가격 1800원 내외)와 비교해도 가격이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입 맥주를 즐기는 사람이 늘면서 국내에 수입되는 맥주 물량이 해마다 최고 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다. 16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국내에 수입된 맥주량은 총 5만3619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만1495t)보다 29.2% 늘었다. 2011년 한 해 동안의 맥주 수입량은 올 상반기와 비슷한 5만8993t이었다. 맥주 수입량은 올해 상반기에 처음으로 수출량(5만3452t)을 근소한 차이로 넘어섰다.

가장 많이 팔린 수입 맥주는 일본 제품들이었다. 산토리 아사히 기린 등 일본 맥주의 올 상반기 수입량은 전체의 25.8%(1만3818t)였다. 2010년 8354t이었던 일본 맥주 수입량은 지난해 2만5047t으로 뛰는 등 해가 거듭될수록 크게 늘고 있다. 여름철에 맥주 소비량이 많다는 것을 고려하면 올해도 충분히 지난해 수준 이상의 판매액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수입량 2위는 하이네켄을 앞세운 네덜란드 맥주(8886t)가 차지했고 3위는 독일(7824t), 4위는 중국(5065), 5위는 미국 맥주(4215t)가 차지했다.

특히 수입 맥주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곳은 대형마트의 맥주코너다. 롯데마트의 경우 수입 맥주 매출이 최근 4년간 평균 28%씩 성장해 왔다. 국산 맥주의 매출 신장률이 2012년 이후 계속 마이너스인 것과 대비된다. 홈플러스에서는 올해 상반기 수입 맥주의 매출 비중이 30%까지 늘어났다.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2010년 80여 종에 불과했던 수입 맥주 종류도 지난해 기준 300여 종으로 대폭 증가했다.

수입 맥주의 인기가 높아지자 대형마트들은 독점계약 형태로 특정 수입 맥주 브랜드를 들여오거나 해외 제조사와 제휴를 맺어 특가 행사를 연이어 열고 있다. 이는 점차 다양해지는 소비자의 입맛을 잡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대형마트 3사의 단독판매 맥주 브랜드들은 매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롯데마트가 다른 수입 맥주의 반값 수준에 판매하는 독일 웨팅어사의 ‘L 바이젠’은 롯데마트 수입 맥주 판매 1위에 오를 정도로 인기가 많다. 이마트의 ‘5.0’ 맥주 3종 역시 수입 맥주 매출 톱3에서 빠지지 않는다. 홈플러스가 독일 다구너사로부터 들여온 1600원대 ‘베어비어’ 역시 꾸준히 전체 판매 순위 15위 안에 들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홈플러스의 김홍석 주류담당 바이어는 “최근 몇 년 사이 대형마트에서도 지속적으로 수입 맥주를 늘려가는 추세”라며 “풍미가 좋은 유럽 맥주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경향을 반영해 앞으로도 더 많은 브랜드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김리안 인턴기자 연세대 법학과 졸업
#수입맥주#홈프러스#대형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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