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지업체 더블에이 리따본 부회장 “서울 자투리땅을 작은 숲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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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참여형 도심녹화 프로젝트… 묘목 4000그루 심는 것으로 시작”

태국 농촌에서는 논과 논 사이 남는 땅에 큰 나무들이 서 있는 풍경을 흔히 접할 수 있다. 태국 복사용지 전문 제지업체 더블에이가 창업 초기부터 진행한 ‘칸나(자투리땅을 의미하는 태국어) 프로젝트’의 결과다. 지속 가능한 원료 수급을 위해 시작한 칸나 프로젝트는 농민들에게 제품 원료인 특수 묘목을 분양해 자투리땅에 심도록 하고 더블에이가 이를 되사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올해 서울 시내 곳곳의 방치된 자투리땅에 나무 4000그루가 심어진다. 더블에이와 서울시, 나무 심기를 주제로 한 모바일 게임을 만든 기업 ‘트리플래닛’이 함께 시작한 ‘서울판 칸나 프로젝트’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방한한 티라윗 리따본 더블에이 부회장(사진)은 16일 기자와 만나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방치됐던 작은 공간들이 훌륭한 녹지로 변하고, 시민들의 환경에 대한 인식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블에이는 칸나 프로젝트로 태국에 총 4억 그루의 나무를 새로 심었다. 연간 온실가스 670만 t을 줄일 수 있는 양이다. 리따본 부회장은 “농민들은 자투리땅을 이용하기 때문에 농사를 계속 지으면서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더블에이 역시 종이의 원료인 목재의 일관성과 수급의 안정성을 얻은 ‘윈윈’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더블에이는 전체 원료의 75%를 이 칸나 프로젝트로 수급한다. ‘지속 가능한 경영’의 대표적 사례로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번 프로젝트로 서울 자투리땅에 심어지는 나무의 양은 적다. 하지만 처음으로 도심에서, 시민의 자발적 참여로 진행된다는 의미를 지닌다. 주최 측은 프로젝트의 1단계로 ‘주변의 칸나 찾기’부터 2단계 ‘칸나 선정 투표’, 3단계 ‘칸나에 나무 심고 가꾸기’, 4단계 ‘태국의 칸나 체험’까지 모든 과정을 통틀어 총 1만 명의 시민 참여를 목표로 세웠다.

리따본 부회장은 “서울의 칸나 프로젝트는 유례없는 시민 참여형 도심 녹화 프로젝트로 다른 도시들의 부러움을 살 것”이라며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도록 열심히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젝트는 이달 21일 시작된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더블에이#리따본#도심녹화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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