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격 높인 ‘K9 5.0’… 이르면 10월 국내 달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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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스용 5000cc 엔진 장착… 4월부터 미국서 판매 시작
외형-내부 디자인 고급화… 대형차 시장서 부활 기대감

기아자동차가 배기량 5000cc 엔진을 장착한 ‘K9 5.0’을 4분기(10∼12월) 국내에서 선보인다. 기아차는 2012년 5월 K9을 내놓은 이후 3.3L, 3.8L급 모델만 선보였지만 정통 고급 세단의 품격을 강조하기 위해 라인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 에쿠스 엔진 장착한 K9

1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가 선보이는 K9 5.0은 현대자동차가 생산하는 최고급 세단 ‘에쿠스’의 고급형 모델 ‘VS500’에 들어가는 V8(8기통 엔진을 V자로 배열) 5.0L 타우 GDI 엔진을 장착한 모델이다. K9은 현재 에쿠스와 같은 플랫폼(차체 뼈대)을 기반으로 차를 만든다. 그러나 엔진은 ‘제네시스’의 V6 3.3L 람다 GDI 엔진과 V6 3.8L 람다 GDI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아차는 이달부터 미국에서 K9을 판매한다. 북미 시장에서는 ‘프리미엄 차량에는 8기통 엔진이 탑재돼야 한다’는 인식이 있어 5.0L급 모델만 수출한다. 모델명은 ‘K900’으로 바꿨다. K9의 발음이 ‘개(Canine)’와 유사해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에서다.

현재 기아차는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에서 국내용 K9 5.0에 대해 시험 주행 및 인증 규격을 맞추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에 수출하는 차량과 엔진 배기량이 같더라도 국가마다 인증 규격이 달라 별도 모델을 만들어 내야 하기 때문이다.

○ ‘품격’으로 부활 날갯짓

2012년 K9 신차 발표회에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K9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과 성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5200억 원이 투입된 ‘오피러스’의 후속 모델 K9은 석 달 후 판매량이 급감했다. 지난해 판매량은 5071대로 제네시스(1만2532대)와 에쿠스(1만2733대)의 절반도 안 됐다.

가격, 체급, 디자인 등이 모두 애매한 것이 실패 요인이었다. K9은 에쿠스와 제네시스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그 중간급으로 개발됐다. 에쿠스 플랫폼을 쓰지만 길이는 에쿠스보다 70mm 짧다. 엔진은 제네시스와 같다. 수입차를 겨낭해 역동적인 디자인을 시도하자 국내 대형 세단의 주요 고객인 40, 50대들이 이탈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 후측방 경보 시스템 등을 달면서 가격은 5290만∼8640만 원으로 오피러스(3500만∼5000만 원 초반)보다 높아졌다. 통상 배기량으로 차 등급을 따지는 국내 소비자들은 “제네시스보다 비싸다”고 불평했다.

올해부터 K9은 품격으로 방향을 틀었다. 2014년형 K9 디자인은 라디에이터 그릴은 크기를 키우고 날렵해 보이는 세로선 대신 격자무늬를 적용했다. 인테리어와 시트도 고급 소재를 썼다. 6성급 호텔 콘래드서울에서 체험공간을 운영하고 고급 레스토랑에 고객들을 초대하는 등 마케팅도 강화했다. 반면 가격은 4990만∼7830만 원으로 내렸다.

초기 반응은 긍정적이다. 고급형인 3.8L 모델 판매 비중이 30%로 지난해 15%보다 두 배로 늘었다. 판매량도 2월 574대, 3월 607대로 올랐다. 2012년 9월(699대) 이후 최대다. 기아차는 올해 K9의 월평균 판매량 목표를 600대로 잡았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K9#에쿠스엔진#기아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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