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홈쇼핑 수사때 롯데 제외 ‘봐주기 의혹’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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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홈쇼핑 ‘납품비리’ 수사

롯데홈쇼핑 납품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은 이 회사 정모 팀장(전 PD팀장)과 관련된 의혹에 주목하고 있다. 정 팀장은 이모 상무(50·구속)가 방송본부장이던 2012년경 PD팀장으로 있으면서 쇼핑호스트와 모델 선발, 방송 세트장 설치 등 홈쇼핑 방송을 위한 실무를 이끌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서영민)는 김모 부문장(50·구속) 외에도 정 팀장이 신헌 롯데백화점 사장에게 자금을 상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정 팀장은 신 사장에게 횡령 자금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 상무의 ‘오른팔’로 불리는 최측근이다.

납품업체들이 방송 기회를 얻기 위해 홈쇼핑 상품기획자(MD)에게 리베이트를 주며 목을 매는 것처럼, 출연진 구성의 전권을 쥔 PD는 쇼핑호스트와 모델에게 ‘슈퍼 갑(甲)’이다. 이 때문에 모델 에이전트가 자신들이 추천하는 모델을 출연시키기 위해 홈쇼핑 회사에 뒷돈을 건네는 건 관행처럼 돼 있다는 게 업계의 얘기다.

통상 모델 한 명이 한두 시간짜리 홈쇼핑 방송에 한 번 출연하면 10만∼20만 원을 받는다. 홈쇼핑 회사로선 한 프로그램에 5, 6명만 출연해도 100만 원 이상이 든다. 롯데홈쇼핑이 하루 20시간 이상 방송하는 것을 감안하면 모델비로 지출되는 돈은 크게 불어난다. 업계 관계자는 “PD들이 막대한 예산을 집행하기 때문에 모델 에이전트들은 금품과 향응 제공이 일상화돼 있다”고 말했다. 홈쇼핑 방송을 진행하는 쇼핑호스트는 회사 소속 직원으로 방송 출연 횟수와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 차이가 커서 이들 또한 PD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한다.

한편 2012년 검찰이 홈쇼핑업체들의 납품 비리를 전방위로 수사하면서 롯데홈쇼핑을 수사 대상에서 제외했던 것을 두고 ‘국세청과 검찰의 롯데 봐주기’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구속된 롯데홈쇼핑 이모 전 이사의 범죄 혐의는 당시 국세청이 적발해 롯데홈쇼핑에 통보가 됐다. 이 때문에 이 전 이사가 현직에서 물러났다는 것. 검찰은 국세청 자료를 바탕으로 홈쇼핑업계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를 시작했는데 여기엔 이 전 이사에게 돈을 건넸던 납품업체의 비리도 포함돼 있었다고 한다. 검찰은 그해 12월 국내 6개 홈쇼핑업체 중 롯데홈쇼핑을 제외한 5개 업체를 수사한 뒤 4개 업체 관계자들을 기소했다.

한 홈쇼핑업체 관계자는 “당시 신헌 사장 등 롯데 쪽 인사들이 이명박 정부의 유력 인사들과 가까워 이들이 비호한다는 얘기가 많았다”고 말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롯데홈쇼핑#납품비리#롯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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