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차협력금 이중규제… 통상마찰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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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입자동차협회장 재선임
정재희 포드세일즈코리아 사장

정재희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 사장은 2일 동아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연료소비효율이 좋은 차종을 앞세워 한국 수입차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강조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정재희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 사장은 2일 동아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연료소비효율이 좋은 차종을 앞세워 한국 수입차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강조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통상 마찰 소지가 있습니다. 소비자에게 벌을 주는 규제인 만큼 정부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지난달 28일 제10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장으로 선임된 정재희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 사장(54·사진)은 2일 서울 강남구 삼성로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내년부터 시행될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차를 사는 소비자에게 보조금을 주고 배출량이 많은 차를 사면 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정 사장은 “한미 FTA의 기본 취지는 직간접적으로 해외 기업에 시장 접근을 어렵게 하는 규제는 만들지 않는 것이지만 이 제도를 도입하면 미국 자동차 업체들에 불리한 여건이 조성된다”고 지적했다. 미국 차는 유럽 차에 비해 대체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아서다. 정 사장은 “이미 자동차 업체들이 전체 차종의 평균 연료소비효율(연비)을 내년까지 L당 17km 이상,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km당 140g 이하로 맞춰야 하는 상황에서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까지 더해지면 이중규제가 된다”고 덧붙였다.

정 사장은 1992년 미국 포드자동차 한국지사에 입사했다. 2001년부터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 사장을 맡아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 정우영 혼다코리아 사장과 함께 수입차 시장을 이끈 3대 한국인 최고경영자(CEO)로 꼽힌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AMCHAM) 이사회 회원이기도 하다.

그는 무섭게 성장하는 수입차 시장에 대해 “올해 연간 판매량이 17만 대, 내후년 2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며 “자동차 주요 생산국인 미국과 독일에서 수입차 비중이 40∼50%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 시장의 수입차 비중(지난해 12%)은 아직 낮다”고 진단했다.

“1990년도엔 수입차 타면 세무조사하고 소득신고서에 수입차 보유 여부를 따로 적었죠. 수입차를 타면 특권층이라고 인식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국산, 수입을 떠나 개성에 맞고 연비 좋은 차를 찾다 보니 수입차 시장이 커지는 것입니다.”

연비 이야기가 나오자 정 사장의 얼굴이 밝아졌다.

“미국 차가 크고 기름 많이 먹는다는 것은 옛말입니다. 포드 하이브리드카는 일본 하이브리드카보다도 연비가 좋습니다.”

정 사장은 “이달 중순 선보이는 포드 중형 세단 ‘퓨전 하이브리드’의 공인 연비가 L당 19.4km, 링컨 중형 세단 ‘MKZ 하이브리드’가 18.0km”라며 “경쟁 모델인 렉서스 ‘ES300h’와 도요타 ‘캠리 하이브리드’(모두 L당 16.4km)보다 좋다”고 강조했다.

올해 선보이는 링컨의 첫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MKC’와 머스탱 6세대 모델에는 모두 에코부스트 엔진이 들어간다. 6기통 엔진을 4기통으로 줄이고 터보차저를 달아 출력을 높이면서 연비를 향상시킨 엔진이다.

올해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의 목표 성장률은 10%대 초반. 신차 두 대가 모두 하반기(7∼12월)에 몰려 있어서다. 지난해 포드의 한국시장 판매량은 7214대로 2012년 대비 40.7% 늘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저탄소차협력금#정재희#포드세일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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