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수익 떨어지는 신사업 정리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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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서 대표이사에 공식 선임

“현재 테이블에 올라 있는 수십 개의 신사업을 비판적 관점에서 전면 재검토하겠습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14일 최고경영자(CEO)로서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사업 구조조정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전임 회장 체제에서 무분별하게 확대된 신규 사업들을 정리하고 철강 부문에 집중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포스코센터에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권 회장을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했다.

○ 키워드는 ‘재무혁신’과 ‘철강’

권 회장은 “포스코가 당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는 재무구조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신규 투자는 꼭 필요하지만 너무 방만해선 안 된다”며 “시장 규모, 자체 경쟁력, 진입장벽 등을 고려해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면 이미 사업단계에 들어갔더라도 중단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초 가동된 ‘혁신 포스코 1.0 추진반’은 포스코와 계열사들로부터 세부 프로젝트 진행상황 전체를 보고받은 뒤 프로젝트별로 추진 여부를 재검토하고 있다. 결과에 따라 현재 46개까지 늘어난 그룹 계열사 가운데 상당수는 정리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권 회장은 “철강사업과 관련성이 적은 계열사들은 상장을 추진하거나 보유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철을 ‘영원한 신소재’로 표현하면서 “철을 기반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철강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그는 철강솔루션센터를 설치했다. 권 회장은 “포스코의 강점인 철강 기술에 마케팅 역량을 합쳐 시너지를 만들겠다는 게 솔루션센터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 인적 쇄신과 외압 방어가 과제

국내 재계 6위(공기업 제외) 그룹의 새로운 수장이 된 권 회장이 처음 빼든 카드는 대대적인 인적 쇄신이다. 이미 사내이사 3명을 교체했다. 상장 계열사 6곳 중 5곳의 CEO도 바꿨다. 보직 임원 수를 대폭 줄이는 대신에 1년 임기인 ‘전문임원’ 19명을 선임했다. 전문임원은 별도 조직 없이 본인의 전문성을 살려 스스로 할 일을 찾아야 하는 자리다.

정 회장은 취임 첫날 후속 인사도 단행했다. 황은연 포스코 CR본부장(부사장)과 신영권 대우인터내셔널 영업1부문장(부사장)을 각각 포스코에너지와 포스코P&S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서영세 포스코 스테인리스부문장(전무)과 우종수 포스코 기술연구원장(부사장)은 각각 포스코특수강 대표이사와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원장으로 보낼 예정이다. 포스코 비상장 계열사들은 17일 일제히 이사회를 열어 신임 대표이사를 확정할 예정이다. 김준식, 박기홍 포스코 사장은 모두 고문으로 물러나게 됐다.

정준양 전 회장이 임기를 1년 앞두고 물러난 것처럼 포스코에 대한 외압을 적절히 막아내는 것도 권 회장이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권 회장은 “올해 처음 시행된 승계 협의회 등 모든 제도가 완벽할 수 없기 때문에 개선할 부분이 있다면 고치겠다”고 말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포스코#권오준#신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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