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 LH사장 “올해는 금융부채 축소 원년 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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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은 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돌마로 LH 정자사옥에서 동아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하고 “LH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열심히 하는’ 수준이 아니라 ‘제대로 잘하는 것’이라는 점을 절감한다”고 말했다. 성남=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이재영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은 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돌마로 LH 정자사옥에서 동아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하고 “LH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열심히 하는’ 수준이 아니라 ‘제대로 잘하는 것’이라는 점을 절감한다”고 말했다. 성남=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정부 국책 사업이라는 이유,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다는 이유만으로 예전처럼 적자 사업을 떠안기엔 상황이 너무 심각합니다. 앞으로 사업 착수 기준을 더 엄격하게 만들어 외부에서 압력을 넣는다고 무조건 진행되는 사업은 없도록 하겠습니다.”

이재영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은 최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돌마로 LH 정자사옥에서 본보와 단독 인터뷰를 하고 ‘부채 공기업’이란 오명을 벗기 위해 개혁을 더욱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를 금융부채 절감의 원년으로 삼을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인터뷰에서 “142조 원이라는 부채는 한 기업이 감당하기에는 많아도 너무 많은 규모”라며 “경영 정상화는 정부의 요구 때문이 아니라 LH가 생존하기 위해 필수불가결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금융부채는 주로 세종시나 혁신도시 조성, 보금자리주택 건설 등 정부 정책사업을 떠안아 추진하다 보니 발생한 것입니다. 국민임대주택도 짓는 대로 적자가 발생하는 구조지만 지금까지 지역구의 이익을 대표하는 정치인 등에 휘둘려 무리하게 추진됐던 게 사실입니다. 이런 부분부터 구조조정을 해나갈 것입니다.”

LH의 전체 부채 규모 중 이자를 내야 하는 금융 부채는 105조7000억 원이다. 이자만 1년에 4조5000억 원이 꼬박꼬박 들어간다. 이 사장은 “현재는 저금리 상황이라 그나마 낫지만 만에 하나 금리가 뛰면 부채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사장은 취임 첫해인 2013년부터 금융부채를 줄이는 데 힘을 쏟았다. 그 결과 지난해 부채 증가액은 1조8000억 원으로 2009∼2012년 연 평균 부채 증가액(10조 원)의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LH는 최근 정부에 부채감축 자구계획 방안을 냈다가 조건부 승인 판정을 받았다. 계획이 미흡했다고 판단한 정부는 LH에 추가로 보완 대책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이 사장은 이에 대해 “현재 사업 규모 대비 인력 조정이 필요한 상황은 아닌 만큼, 인적 구조조정은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에서 철수하는 등 사업 구조조정을 강도 높게 하겠다”고 말했다.

보유 자산 매각에도 힘을 쏟기로 했다. 87조 원 규모의 재고 자산 가운데 연간 18조∼20조 원 규모의 자산을 매각하는 것이 목표다. 이 사장은 “부동산 경기 회복 조짐과 함께 자산 매각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판매 실적을 당초 목표보다 5∼10% 더 높게 잡았다”고 말했다.

경영 정상화 과정에서 피로도가 누적된 조직원의 불만을 달래는 것도 이 사장이 극복해야 할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월요 조회에서 임직원들에게 ‘궁즉통(窮則通), 통즉변(通則變), 변즉구(變則久)’를 강조했습니다. 막히면 통하게 돼 있고, 통하면 변하게 돼 있고, 변하면 오랫동안 지속된다는 뜻입니다. 경영 정상화가 조직의 미래에 ‘걸림돌’이 아닌 ‘디딤돌’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강원, 광주, 제주 등 전국 각 지역부서를 순회하며 직원들과 소통하는 자리도 마련할 예정입니다.”

이 사장은 “지난해 6월 취임 이후 현재까지 약 9개월이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 가장 바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지난해 임직원 모두가 합심해 경영 목표를 초과 달성했습니다. 올해는 좀 더 힘을 내서 국민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목표입니다.”

한편 이 사장은 행정고시 23회로 공직에 입문해 국토해양부 정책홍보관리실장, 주택토지실장 및 경기도시공사 사장 등을 역임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국책사업#이재영#LH#한국토지주택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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