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많이 구입하는 주요 상품의 물가 상승률이 통계청의 생활물가 상승률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공식적인 물가는 ‘소강 또는 안정적 상태’이지만 실제 현장에서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물가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이마트는 17일 매장 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21개 품목의 2013년 12월 가격과 1년 전 가격을 비교한 결과 평균가격이 3.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기간 통계청의 생활물가지수 상승률 1.1%의 3.2배에 이른다.
생활물가지수는 국민들이 실제로 체감하는 물가 변화를 측정하기 위해 ‘소비자물가지수’ 품목 중 일상생활에서의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2개 품목을 추려내 만든 것이다. 일명 장바구니 물가지수로 불린다. 그러나 실제 물가의 수준, 특히 체감물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마트는 판매량이 많은 주요 품목 21개 중 가장 많이 팔리는 대표 제품 1개를 골라 가격 변동을 살폈다. 21개 중 1년 전보다 가격이 오른 제품은 12개였다. 가장 상승률이 큰 제품은 돼지앞다리다. 100g 기준 이마트 정육점에서 판매하는 가격은 2012년 12월 1060원에서 2013년 12월 1300원으로 240원(22.6%) 올랐다. 그 다음 상승률이 큰 제품도 돼지고기로 삼겹살 100g의 가격이 1년 전보다 14.6% 상승했다. 돼지고기 가격의 상승은 2010년 말부터 2011년 초까지 구제역이 발생하며 돼지 사육 두수가 줄어든 여파로 인한 것이다.
아이들이 많이 찾는 음료와 과자의 가격도 올랐다. 서울우유 1L의 가격이 9.6% 올랐고 요플레의 가격은 8% 상승했다. 코카콜라 1.8L의 가격 상승률은 6.7%였다. 맥주와 소주 인스턴트 커피 등의 가격도 일제히 상승했다. 주요 제품 중 가격이 내린 것은 바나나(―2.1%)가 유일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주요 제품들의 가격이 올랐다는 점에서 국민들이 체감하는 부담이 커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가격이 많이 내린 채소가 가격 변동에 반영되지 않은 점은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