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5년 만에 전직원 결의대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3일 03시 00분


코멘트

2008년 말 금융위기 이후 처음… “한계 돌파” 위기극복 정신무장

삼성전자가 최근 사업부별로 잇따라 사장단 주재 임직원 결의대회를 열고 위기 극복을 위한 정신 무장에 나섰다. 삼성전자 주요 사업부가 임직원 결의대회를 연 것은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5년 만이다. 지난해 4분기(10∼12월)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대비 2조 원 넘게 줄어들었다. 올해 1분기(1∼3월) 실적 전망도 밝지 못할 것으로 내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릴레이 결의대회’의 시작은 13일 부품(DS)사업부가 끊었다. 권오현 부회장 주관으로 김기남 메모리사업부장(사장)과 우남성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 산하 모든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결의대회를 연 데 이어 21일에는 소비자가전(CE)사업부가 윤부근 사장 주관으로 같은 결의대회를 열었다. 23일에는 무선(IM)사업부도 결의대회를 갖는다. 같은 날 이상훈 최고재무책임자(CFO·사장) 주재로 서울 서초사옥 본사에서는 전 사업부의 사장단 및 임원 전원이 참석하는 회의도 열린다.

5년 만에 열리는 삼성전자 결의대회의 키워드는 ‘한계 돌파’로 정해졌다. 한계 돌파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도 언급한 내용이다. 그동안 고속 질주를 해오던 삼성전자가 어느덧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에 부딪혔는데, 이를 극복하고 다시 한 번 질주해 나가자는 의미다.  
▼ 23일 全사장단-임원 회의 “현 상황 심각한 위기로 인식” ▼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항상 ‘위기 경영’을 이야기해 왔지만 이제 더이상 이전처럼 구호로만 극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분위기가 새삼 달라졌다. 전 임직원이 참석하는 집단 회의를 연다는 것은 사장단이 지금 상황을 심각한 실제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로, 이제까지는 보이지 않던 새로운 시그널이다”라고 해석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2009년 1월에도 이 같은 결의대회를 열었다. 2008년 4분기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2000년대 들어 처음으로 9400억 원 규모의 적자를 냈을 때다. 삼성전자는 당시를 심각한 위기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최지성 부회장(당시 디지털미디어앤드커뮤니케이션스 부문 사장)이 주재해 긴급회의를 열었다.

당시 회의 주제는 ‘Yes, We Can(우리는 할 수 있다)’. 최 부회장은 이 회의에서 “모든 제품에서 1등을 하자. 삼성은 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당시 세계 1위이던 TV뿐 아니라 2위에 그쳤던 휴대전화에서도 1등이 돼야 하며 다소 부진했던 가전 부문에서도 1등이 되자는 메시지였다.

삼성전자 측은 “2009년에 글로벌 경기가 얼어붙은 데다 경쟁사인 애플의 아이폰이 너무 빠르게 치고 올라온 탓에 다들 크게 좌절하는 분위기였지만 결국 극복해냈다”며 “5년 전의 기억을 되살려 임직원들이 현재의 위기를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발판으로 잘 활용하자는 취지로 결의대회를 연 것”이라고 전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삼성전자#결의대회#금융위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