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원-달러 환율 연중최저 떨어지자 “최근 하락세 과도” 강력한 구두 경고
막판에 5.20원 올라 1061.0원에 마감
원-달러 환율이 장중 한때 연중 최저치로 떨어지면서(원화가치는 상승)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이례적으로 공동 구두개입에 나섰다. 정부와 한은이 외환시장에 공동 개입한 것은 2008년 7월 이후 5년 3개월 만이다. 그만큼 최근의 가파른 환율 하락세가 경제회복세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24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공동명의의 발표문을 통해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 움직임이 다소 과도하다고 생각하며 시장 내 쏠림 현상이 심화하는 것에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은 기재부가 18일 “최근 외화자금 유입과 환율 움직임에 투기적 요인이 없는지 경계감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나흘 만(영업일 기준)이다.
특히 이날 발표문에서는 “과도한 쏠림이 계속되면 이를 완화하려는 조치를 할 것”이라며 환율 방어에 나설 것임을 시사해 구두개입 수준도 한층 높아졌다. 구체적으로 기재부는 공기업의 불필요한 해외 차입을 최대한 억제해 환율하락 속도를 조절할 계획이다.
외환당국이 강도 높은 구두개입에 나선 것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유입이 계속되면서 최근 환율이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2시 18분 1054.3원으로 하락하며 1월 15일 기록했던 연중 최저치(1054.5원) 밑으로 떨어졌다. 이후 당국이 구두개입에 나서면서 상승세로 돌아서 1061.0원으로 마감했다. 8월 말 환율이 달러당 1110원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두 달도 안돼 5%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정부와 한은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원-달러 환율이 1050원 선 밑으로 하락한 적이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경제 회복세에 부담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00엔을 유지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1000원으로 하락하면 한국의 수출 증가율이 2%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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