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이진석 기자의 Car in the Film]스페인 배경으로 박진감 넘치는 질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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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슈퍼카 ‘GT-R’/ 분노의 질주: 더 맥시멈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 영화가 끝난 뒤 가슴속에 남는 인상이 뚜렷하지 않은 게 가장 큰 이유일 겁니다. 아무래도 대부분의 액션물은 영화를 보는 순간의 말초적인 자극을 통한 아드레날린의 분비만을 추구하니까요.

그렇지만 액션물도 가끔 고유의 생명력을 얻는 경우가 있습니다. 상업적 성공을 원동력으로 삼아 꾸준한 사랑을 받는 시리즈로 거듭난 작품들이 그렇죠. 몇 가지 예를 들어볼까요.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다이하드’라든지 ‘에이리언’ 시리즈, ‘리셀 웨폰’ 등등…. 그래도 자동차를 좋아한다면 역시 ‘분노의 질주’가 가장 먼저 떠오르겠죠?

5월 개봉한 ‘분노의 질주: 더 맥시멈’은 시리즈의 최신작입니다. 벌써 6편째인 ‘분노의 질주’는 자동차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라기엔 너무 액션에만 치우쳤던 시리즈도 적지 않았는데요. 이번엔 영화 시작부터 스페인 카나리 섬의 풍광을 배경으로 한 박진감 넘치는 질주 장면이 등장합니다. 전 이 도입부를 보고 “이제야 제대로 만드는군!”이라고 환호성을 터뜨리며 주먹을 불끈 쥐었을 정도라니까요.

‘분노의 질주’ 시리즈에서 도미닉 토레토(빈 디젤 분)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인터쿨러가 후드를 뚫고 나온 닷지 ‘차저’와 브라이언 오코너(폴 워커 분)가 타는 닛산의 슈퍼카 ‘GT-R’가 달리는 모습이 얼마나 반갑고 짜릿하던지요. 지금까지 나왔던 주연배우 상당수가 총출동하는 것도 신작을 보는 즐거움입니다.

사실 영화 속 내용은 어디선가 한 번쯤은 본 듯한 구성입니다. 범죄자를 잡기 위해 다른 범죄자의 힘을 빌리는 공권력. 다른 점을 굳이 찾아보자면 최고의 운전 실력을 갖춘 무력집단의 도움을 받는다는 것 정도이죠. 덕분에 영화 속에서는 시대를 풍미한 다양한 브랜드의 명차를 만날 수 있습니다.

미국 영화인 만큼 포드 ‘GT’나 ‘셸비 코브라’ 같은 아메리칸 머슬카가 등장하는 것은 기본이고 이번 작품에서는 유럽 차도 크게 늘었습니다. 레인지로버와 BMW ‘M5’ 등 잘 알려진 차 말고도 지네타 ‘G60’이나 젠슨 ‘인터셉터’ 같은 희귀한 모델도 활약합니다.

영화가 끝나도 엔드롤이 끝까지 올라가는 걸 기다리세요. 다음 편을 암시하는 도쿄 시부야 도심에서의 광란의 질주가 이어집니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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