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경제뉴스]정부소유 은행, 왜 민영화할까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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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민영화 본격화, 우리투자증권 계열사 3곳과 묶어판다(동아일보 2013년 6월 26일자 A1면)

《 정부가 12조 원이 넘는 공적자금이 들어간 우리금융지주를 민영화하기 위해 지주 계열의 국내 2위 증권사인 우리투자증권에 우리아비바생명 우리금융저축은행 우리자산운용을 묶어 파는 ‘1+3 매각 방안’을 7월부터 추진한다. 이미 금융사들이 인수전을 준비하고 있어 금융계의 판도를 뒤흔들 ‘빅뱅’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

:: 이게 궁금해요 ::

우리금융지주는 2001년 4월에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금융지주회사로 출발했습니다.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과정에서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을 합병해 한빛은행이 되었고, 그 한빛은행과 다른 금융회사들을 묶어서 우리금융지주라는 새로운 형태가 출범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정부소유 금융기관이 된 것입니다. 이것을 민간에 돌려주고 공적자금도 회수하기 위해 민영화를 추진해 왔습니다. 민영화의 이유와 외국 사례, 민영화 방식별 장단점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왜 민영화할까요?

‘기업의 목적은 이윤 극대화’라는 명제가 있습니다. 기업이 이윤을 창출해내지 못하면 시장에서 퇴출된다는 뜻이죠. 금융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정부 소유 금융회사는 민간 금융회사가 수행하기 어려운 정책금융을 맡아 경제발전에 이바지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이윤 극대화를 추구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죠.

예를 들어 대출심사를 할 때 해당 기업의 신용평가 결과 외에 정책적 목적을 함께 고려해 자금배분이 이뤄지게 됩니다. 이런 자금배분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부실대출로 인해 은행의 수익 극대화는 어려워지게 됩니다. 이 때문에 정부 소유의 금융회사를 민영화하여 경쟁력과 경영효율성을 높이려는 정책을 도입하게 됩니다.

○ 다른 나라의 민영화 사례는 어떤가요?

은행 민영화와 관련하여 해외 사례는 주로 동부 및 북부 유럽 국가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헝가리 OTP은행의 경우 주식시장을 통해 정부 지분을 매각했고 체코의 5대 주요 은행은 외국계 대형 은행들에 정부지분을 매각했습니다.

스웨덴의 노르디아은행은 1992년 스웨덴 금융위기 때 공적자금이 투입된 노드은행과 고타은행이 합병해 탄생했는데 이후 1995년 기업공개(IPO), 자사주 매입·소각, 블록세일, 합병 등 다양한 방식의 민영화를 거쳐 2012년 자산기준 글로벌 27위의 북유럽 최대 은행으로 도약했습니다. 이 은행의 성공 요인이라면 금융산업 발전을 최우선 순위로 삼은 정부의 민영화 정책, 글로벌화 대형화를 통한 안정적인 성장동력 발굴, 관계금융(Relationship Banking)을 중심으로 한 차별화된 영업전략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 공적자금을 투입한 금융회사의 민영화 원칙이 있나요?

우리나라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르면 공적자금 투입으로 정부가 금융지주회사를 지배하는 경우 공적자금 회수의 극대화, 해당 금융지주회사의 빠른 민영화, 국내 금융산업의 바람직한 발전 방향 등을 고려해 그 보유주식을 처분해야 합니다. 이를 보통 정부 소유 금융회사의 민영화 3대 원칙이라고 합니다.

민영화 방식은 정부 지분의 대부분 또는 모두를 하나의 매입자에게 파는 일괄매각, 여러 매입자에게 분산해 파는 분산매각 및 합병 등이 있습니다.

일괄매각 방식은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엄격한 소유 규제와 자금 부족 등 제약요인이 많아 마땅한 매수자를 찾기 어려운 단점이 있습니다. 현행 금융지주회사법에 의하면 금융지주를 인수할 경우 지분의 95% 이상을 인수해야 하기 때문에 시가총액 규모가 약 9조4000억 원인 우리금융을 매입할 수 있는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과거 외환은행 사례에서 보듯이 금융회사를 외국자본에 넘기는 것에 대한 부정적 여론도 걸림돌입니다.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을 분리한다는 금산분리의 원칙에 따라 대기업과 같은 산업자본이 은행을 포함한 금융지주회사를 소유하는 데도 제한이 있습니다.

다음으로 분산매각은 포스코와 한국전력 사례처럼 국민주 방식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인수자 선정에 따른 특혜 시비도 없앨 수 있습니다. 다만 시가 대비 할인매각이 불가피하므로 공적자금 회수 측면에서 불리합니다. 매각에 상당한 기간이 걸리는 단점도 존재합니다. 분리매각은 자회사에 대한 확실한 시장수요가 존재한다면 실현 가능성이 큰 상황입니다.

○ 초대형 은행 출현은 국제경쟁력 확보가 중요

곽동철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곽동철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우리금융과 타 금융회사를 합병하면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초대형 금융지주회사나 초대형 은행이 생기게 돼 한국 금융회사의 국제화에 일조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10년 초 아랍에미리트 원자력발전소 건설 수주 당시 아랍에미리트 정부는 자산 규모 세계 50대 은행의 보증서를 요구했습니다. 국내에는 해당 조건을 만족시키는 은행이 없어 영국 스탠다드차타드은행에 막대한 수수료를 지급해야만 했습니다. 이런 사례도 국내 초대형 은행 탄생을 지지하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합병된 회사가 너무 크기 때문에 독과점 문제가 불거질 수 있고 큰 금융회사가 부실해지면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이 송두리째 무너질 수 있는 위험이 있습니다. 이처럼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회사를 민영화하는 데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고, 은행산업 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상이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합리적인 민영화 방안을 찾는 지혜가 필요한 때입니다.

곽동철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 풀어봅시다

◇이번 주 문제


금융권 전산망이 해커들에게 유린되는 사고가 잇따르면서 이를 방어하기 위해 OOOOO를 키우자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습니다. 공부를 목적으로 해킹을 하는 정보보안 전문가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3일에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콘래드호텔에서 세계적인 규모의 정보보안대회인 ‘시큐인사이드 2013’이 열리기도 했는데, 이런 국제대회에는 OOOOO들이 참가해 팀별 해킹실력이 얼마나 좋은지를 두고 경쟁합니다.

①화이트해커 ②블랙해커 ③화이트엔젤 ④블랙엔젤

◇응모 방법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정답 입력 화면으로 이동합니다. 동아닷컴 기존 회원이면 바로 로그인해 입력할 수 있습니다. 회원이 아니면 동아닷컴 홈페이지(www.donga.com)에서 회원 가입을 먼저 해주세요.

◇응모 마감 및 당첨자 발표

▽응모 마감=10일(수) 오후 5시

▽시상=정답자 1명을 추첨해 ‘갤럭시노트10.1’(와이파이 전용·사진) 한 대를 드립니다.

▽당첨자 발표=15일(월) 동아경제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dongaeconomy)에 게재합니다.

※전화 문의는 받지 않습니다.
#은행#우리금융#은행 민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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