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그룹, 캄보디아에 ‘신도시 수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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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5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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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놈펜에 아파트 1만7660채 건설… 한국 협력업체 100여곳도 동참”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임 춘 림 캄보디아 국토부 장관(〃 두 번째)과 함께 7일 오전 캄보디아 프놈펜에 조성되는 부영타운 기공식에 참가했다. 부영그룹 제공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임 춘 림 캄보디아 국토부 장관(〃 두 번째)과 함께 7일 오전 캄보디아 프놈펜에 조성되는 부영타운 기공식에 참가했다. 부영그룹 제공
“주택은 품위를 상징합니다. 동남아의 경제 상황이 좋아질수록 주택시장도 커질 수밖에 없죠.”

7일 오전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에서는 부영그룹의 ‘부영타운’ 기공식이 열렸다. 30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 기공식에 참가한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71)은 동남아 주택시장 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이 회장은 국내 건설업계가 부진의 늪에서 탈출할 수 있는 길은 해외시장, 그중에서도 동남아 주택시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이곳의 주택 보급 상황은 한국의 1970년대 초반 수준”이라며 “한국처럼 앞으로 40여 년 동안은 주택 수요가 빠르게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캄보디아는 최근 몇 년 동안 연간 6∼7%대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고 있다. 국민의 소득수준이 올라가면서 기존 단독주택보다는 고급 사양의 한국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부영그룹은 23만6022m²(약 7만1400평)의 땅에 79∼178m²(24∼54평형)짜리 아파트 1만7660여 채를 짓는다. 캄보디아 주택사업 중 역대 최대 규모다. 부영은 내년 말까지 우선 1만 채를 짓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부영에 건설자재 등을 공급하는 한국의 협력업체 100여 곳도 참석했다. 국내 주택경기 침체로 어려움에 처한 중소·중견 업체들과 해외로 동반성장을 하겠다는 부영의 의지가 담겼다. 김정곤 금강유리 사장은 “이번 기회에 건설자재업체들도 동남아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영은 이번 기공식에서 이례적으로 총투자비용이나 완공 시점 등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동남아 시장이 기회가 많은 만큼 리스크도 크기 때문에 경제 상황에 따라 사업 내용을 탄력적으로 조절할 방침이다. 과거 한국 대기업들은 프놈펜에서 잇달아 실패를 맛봤다. 프놈펜의 모니봉 지역에는 초고층 건물 ‘골든타워42’가 뼈대를 드러낸 채 흉물처럼 서 있다. 프놈펜 북서부에서도 신도시인 캠코시티가 우여곡절을 겪다가 최근에서야 사업이 재개됐다. 시엠레아프 신공항과 고속도로를 짓는 프로젝트는 결국 사업이 중단됐다. 모두 한국의 건설업체들이 금융권과 함께 진행한 사업들이다.

부영 측은 “국내에서 임대 후 분양을 통해 수십 년 동안 안정적으로 사업을 해 온 만큼 다른 기업들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사업을 최대한 신중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부영은 그동안 캄보디아에서 초등학교 건물 300여 개와 디지털피아노 3000대, 교육용 칠판 4만 개를 기증했다. 지난해에는 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국가 태권도훈련센터도 건립해 기증했다. 이 회장은 8일 캄보디아 교육 여건 개선과 양국 간 우호 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캄보디아 적십자사 총재인 분 라니 훈 센 여사로부터 국가 최고훈장을 받을 예정이다.

프놈펜=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부영#캄보디아#프놈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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