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 속에 한국 수출 중소기업과 거래하는 해외 수입업체들이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OTRA는 1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해외 무역관 21곳이 현지 주요 바이어 200여 개 업체와 접촉한 결과 상당수가 올해 초 한국 기업과 협상하면서 한국 수출기업들로부터 ‘매입가격을 10%가량 올릴 수 없겠느냐’는 요청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KOTRA는 “대체로 한국 수출기업들은 10% 이상 가격 인상을 요청하지만 해외 바이어들은 5% 이상 올리는 것은 어렵다는 태도”라며 “한국 기업들이 가격 인상을 요청한 주 원인은 원화 강세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한 섬유류 구매업체는 한국 기업이 요청한 10∼30% 가격 인상 요청에 대해 “그렇게 값을 올리면 중국산을 사들이는 게 낫다”며 5% 인상안을 절충안으로 제시했다. 한국산 자동차 부품을 수입하는 대만 기업은 KOTRA에 “원-달러 환율이 1000원 밑으로 떨어지면 중국산 모조부품을 늘릴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
이런 와중에 일본과 경쟁하는 분야에서는 엔화 약세로 일본 기업 제품들이 현지 시장에서 값이 떨어지면서 한국 기업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KOTRA는 전했다. 문진욱 KOTRA 정보기획실 과장은 “기계류의 경우 미국 시장에서 한국산이 일본산보다 최대 20%가량 가격 경쟁력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그 격차가 10%까지로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KOTRA 관계자는 “환율변동 효과는 통상 6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발생하는데 지금 보이는 부정적인 신호들이 곧 현실화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KOTRA는 한국 기업들이 단기적으로는 추가 비용을 들여서라도 환 헤지 노력을 하고, 장기적으로는 수출시장을 다변화하는 등 수출 체질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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