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올해 16조6000억 원 투자할 것”

  • Array
  • 입력 2013년 2월 19일 03시 00분


코멘트

김창근 수펙스추구협 의장
“채용도 작년수준 7500명 계획… 최태원 회장 부재에 집단경영
단기적으론 큰 문제 없겠지만 사회적기업 육성 차질 우려”

김창근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18일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김창근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18일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내 역할은 지휘, 명령하는 것이 아니라 조정하는 것입니다.”

김창근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18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 본사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신의 역할을 이렇게 정의했다. 김 의장은 총수경영 탈피를 선언한 최태원 SK㈜ 회장을 대신해 올 초부터 그룹을 이끌고 있다. 지난달 말 최 회장이 구속 수감되면서 김 의장의 짐은 더욱 무거워졌다.

그러나 그는 “투자를 움츠리면 경쟁에서 탈락하게 된다”며 “올해 SK그룹이 16조6000억 원을 투자하고 7500명을 채용하겠다”는 계획도 처음 밝혔다.

김 의장은 “수펙스추구협의회 내 6개의 위원회를 통한 집단경영을 하면서 나는 지금까지 쌓은 경륜을 갖고 빈 구멍을 메우고 이견을 조정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그런 자세로 위기를 극복해내겠다”고 다짐했다. 총수경영 탈피를 결정한 데 대해서는 “그룹이 성장하면서 더이상 한 사람이 일목요연하게 끌고 가는 강한 리더십만으로 풀 수 없는 문제가 많아졌다”며 “여러 사람이 힘을 모으는 집단지성이 그룹 경영에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경영체제를 바꾼 것이 최 회장 구속에 대비한 것이라는 세간의 시선에 대해서는 “오비이락(烏飛梨落)처럼 두 일이 겹쳤을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따로 또 같이 3.0’ 경영체제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라 10년 넘게 고민하고 실험한 결과물”이라며 “변화무쌍한 경영환경 속에서 기업가치 300조 원을 달성하기 위한 최적의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의 부재에 따른 경영 차질에 대해서는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단기간은 큰 문제가 없겠지만 눈앞의 사업에 치중하는 전문경영인만으로는 그룹을 오랫동안 이끌기는 어렵다는 것이 그의 시각이다. 최 회장은 사업 의사결정과 인사권은 각 계열사에 넘겨주고 자신은 장기적 글로벌 성장만 맡겠다는 방식으로 전문경영인들과 역할을 분담할 계획이었다.

김 의장은 “비즈니스 파트너들이 임기 2, 3년짜리 전문경영인과 10년짜리 프로젝트를 논의할 수 있겠느냐”며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데 미흡함이 있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 회장이 공들여온 사회적 기업을 통한 사회문제 해결은 물론 한국고등교육재단을 통한 장기적인 인재 육성, 핸드볼 등 비인기 종목 지원, 미소금융 등의 사업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의장은 “지금의 SK를 만든 연구개발(R&D) 투자와 인재 육성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에는 지난해 실제 투자액 15조1000억 원보다 10% 늘어난 16조6000억 원을 투자하고, 채용도 작년 수준인 7500명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정보통신, 반도체 등 기존 사업은 물론 해외 자원개발 투자도 멈추지 않을 계획이다. 고졸 사원도 지난해와 같은 2400명을 뽑을 예정이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SK#김창근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