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맨에서 ‘신재생에너지 전도사’로 변신한 오창관 포스코에너지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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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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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英처럼 전력공급 경쟁체제 도입해야”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 상황에서 ‘깜짝’ 실적을 내 주목을 받은 포스코에너지 오창관 사장은 발전사업뿐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에너지 자원 개발로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해 한국을 대표하는 에너지 회사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포스코에너지 제공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 상황에서 ‘깜짝’ 실적을 내 주목을 받은 포스코에너지 오창관 사장은 발전사업뿐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에너지 자원 개발로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해 한국을 대표하는 에너지 회사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포스코에너지 제공
“한국은 에너지의 97%를 수입하는 에너지 빈곤국입니다. 에너지 시장에 대한 꾸준한 관심으로 투자를 늘리는 것은 우리의 숙명입니다.”

포스코의 발전·에너지 계열사인 포스코에너지는 지난해 많은 변화를 겪었다. 지난해 3월 최고경영자(CEO)가 바뀌었고 4월에는 포스코파워에서 포스코에너지로 사명(社名)이 바뀌었다. 지난해 대부분의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경제위기로 저조한 실적을 보이는 동안 이 회사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53%, 107% 늘었다.

지난해 사령탑을 맡아 이처럼 놀라운 실적을 낸 오창관 사장에게 에너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오 사장은 포스코 스테인리스 부문장과 부사장을 거친 ‘철강 맨’ 출신이지만 지난해 6월 한국신재생에너지협회 회장으로 선임되는 등 취임 이후 ‘신재생에너지 전도사’로 변신했다.

24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에너지 사옥에서 만난 오 사장은 견고한 성장의 비결에 대해 “회사의 중심축인 국내 발전사업이 자리를 잡고 인도네시아 부생발전소, 베트남 석탄발전소 건설이 계획대로 진행되는 등 국내외에서 모두 성과를 낸 덕분”이라고 말했다. 회사가 특히 역점을 두고 추진한 연료전지 분야에서 셀 제조기술을 확보하고 인도네시아와 300kW 규모의 연료전지 판매 계약을 체결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포스코에너지가 적극적으로 추진해 온 강원 삼척시 화력발전사업자로 동양그룹이 선정된 데 대해서는 아쉬운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오 사장은 “사업이 성공하려면 발전사업자의 풍부한 발전소 운영 경험과 연료 조달 능력, 회사 신인도가 중요한데 포스코에너지는 민간발전소 운영 경험과 유연탄 조달 능력, 신용평가 면에서도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직 최종 발표가 난 것이 아니므로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뛰어다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명박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에 대해서는 “신재생에너지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높였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에너지 소비를 효율화하고 첨단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늘려 신재생에너지를 보급하는 데는 미흡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한국 전력산업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에너지정책의 비효율이 시작된다고 일침을 놓았다. 선진국과 비교해 지나치게 싼 전기요금이 에너지 과소비를 초래하고 전력 수급의 불균형을 가져와 국가 전력난이 만성화 했다는 지적이다.

오 사장은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영국, 미국과 같이 전력공급에서 시장경쟁 체제를 도입하고 전력 수요가 많은 낮에는 전기요금을 높게 하고 밤에는 낮게 부과하는 실시간 전기요금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차기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대해 무엇보다도 신재생에너지 보급률 목표부터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사장은 “이명박 정부는 전체 에너지 소비의 2.75% 수준인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30년 11%까지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이는 덴마크(25.5%)와 독일(12.6%)의 현재 수준보다도 낮아 더 공격적으로 목표를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포스코#오창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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