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분유 가격 연초부터 줄줄이 인상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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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작년말 8.8% ↑, 대한제분-삼양사 올릴 계획
매일유업 5~8% 인상 검토… 새정부 출범전 슬그머니 편승

CJ제일제당이 지난해 말 밀가루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동아원이 지난해 12월 21일 밀가루 값 인상의 포문을 연 데 이어 열흘 만에 CJ제일제당까지 가격 인상 행렬에 가세했다. 대한제분도 밀가루 값을 올릴 것으로 알려지면서 밀가루를 원료로 하는 식품 가격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2월 31일자로 밀가루 유통 가격을 평균 8.8% 인상했다고 8일 밝혔다. 이에 따라 중력 밀가루 1kg은 1300원에서 1400원으로 올랐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말 유통업체들에 공문을 보내 가격 인상 배경을 설명하고 시기와 방법에 대해 조율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원재료인 원맥의 국제 공급가격이 크게 올라 어쩔 수 없이 제품 값을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밀가루 제조원가에서 원맥이 차지하는 비중은 80% 이상이다.

CJ제일제당은 별다른 발표 없이 밀가루 가격을 슬그머니 올렸다. 이에 대해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밀가루 값 인상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었고 다른 업체가 가격을 먼저 올린 점을 감안해 보도자료를 안 냈다”고 해명했다.

대한제분도 이달 안으로 밀가루 값을 올릴 계획이다. 대한제분 관계자는 “원맥 가격 상승 부담이 커져 값을 올릴 계획”이라며 “한 자릿수 정도의 인상폭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양사도 밀가루 값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밀가루 값이 오르면서 제과, 라면, 햄버거 등 밀가루를 원료로 하는 식품 가격도 줄줄이 오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식품업계에선 새 정부가 들어서기 직전인 지금이 제품 값을 올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가격 인상분이 본격적으로 반영돼 식품 가격에 이어 외식 물가까지 오르면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상승폭은 상당히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매일유업도 이번 달 안에 간판 분유제품인 ‘앱솔루트’ 모든 품목의 가격을 5∼8% 인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8월 값을 올린 뒤 2년 5개월 만이다. 매일유업은 앱솔루트 시리즈 제품의 영양성분을 업그레이드하고 포장용기를 리뉴얼하면서 가격을 올릴 예정이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경쟁사가 분유 가격을 올리는 동안 제품 가격을 동결했다”며 “지난해 오랜 연구 끝에 모유와 비슷한 성분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고 이를 신제품에 반영하려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인상폭에 대해선 “경쟁 업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남양유업은 2011년 10월 엑스오파이브솔류션과 남양분유수, 아이엠마더 등 3개 제품의 가격을 7∼8% 인상했고, 일동후디스는 지난해 2월 ‘산양분유’의 가격을 5.8% 올렸다.

장관석·염희진 기자 jks@donga.com
#CJ#밀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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