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경기의 불황 속에서도 대우조선해양이 사업 분야를 다양화하면서 올해 수주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은 다국적 에너지기업인 스탯오일로부터 영국 대륙붕 마리너 유전에 설치될 고정식 플랫폼 1기를 1조9000억 원에 수주했다고 25일 밝혔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은 올해 선박과 해양설비 등 29척, 127억2000만 달러(약 13조6100억 원)어치를 수주했다. 올해 목표치인 110억 달러를 17억2000만 달러(약 16%) 초과 달성했다.
이번에 수주한 고정식 플랫폼은 3만1000t 규모의 상부 구조물로 하루 8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할 수 있다. 이 플랫폼은 옥포조선소에서 제작돼 2016년 말까지 영국 북해지역 대륙붕에 설치된다. 대우조선 측은 “거친 기후와 혹한의 날씨를 견뎌야 하는 북해에 설치될 해양설비를 대우조선이 수주한 것은 이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이 올해 수주 목표치를 넘어설 수 있었던 것은 원유나 가스의 시추 및 생산에 필요한 해양설비 부문과 군함 등 방위사업 물량의 수주가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전체 수주액의 82.5%(105억 달러)가 드릴십이나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 등 해양설비 부문에서 이뤄졌다. 대우조선 측은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선박 발주는 크게 줄었지만 해상에서의 자원개발 사업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며 “특히 대규모 해양설비는 대우조선을 포함한 일부 기업만 만들 수 있어 적어도 향후 3년간 수주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선업계에선 현대중공업은 선박 분야에 사업을 집중하면서 전체 수주가 기대에 못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국 조선업체들이 저가 공세를 펼치며 경쟁에 나선 탓에 수주 물량이 줄었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목표치의 절반가량(135억 달러)을 수주했다.
올해 목표치의 72%(90억 달러)를 달성한 삼성중공업은 해양설비 부문에서 꾸준히 수주하고 있지만 선박 수주 급감에 따른 물량 감소를 상쇄하지는 못했다는 분석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과 미국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어 내년부터는 상선이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수주도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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