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롯데의 신세계 인천점 인수, 기업결합 심사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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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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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정위, 롯데에 통보

롯데가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신세계백화점 제공
롯데가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신세계백화점 제공
롯데쇼핑이 인천시외버스터미널 용지를 인수한 뒤 기존에 신세계백화점이 영업하던 자리에 롯데백화점을 여는 것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에 저촉될 수 있어 심사가 필요하다는 당국의 판단이 나왔다. 이에 따라 롯데의 인천터미널 복합쇼핑단지 개발 추진을 두고 빚어진 롯데와 신세계의 갈등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 공정위 “롯데, 신세계 인천점 인수는 기업결합 심사 대상”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롯데에 “인천터미널 인수는 공정거래법상의 기업결합 승인 심사 대상”이라고 통보했다. 롯데는 이에 앞서 인천터미널 땅 및 건물을 인천시로부터 매입하면서 공정위에 공정거래법 위반 가능성에 대한 해석을 요청했다.

공정위는 이번 건이 공정거래법 제7조의 ‘기업결합의 제한’에 대한 조항에 위배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조항은 ‘다른 회사의 영업의 전부 또는 주요 부분을 양수·임차’하거나 ‘다른 회사의 영업용 고정자산의 전부 또는 주요 부분을 양수’할 때 기업결합 승인 심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해당 행위가 특정 분야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한다고 판단되면 공정위가 관련 계약을 무효로 할 수 있다.

공정위는 롯데가 인천터미널 용지를 복합쇼핑몰로 개발하면서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을 흡수하는 것이 해당 지역상권에서 공정 경쟁을 저해하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본 것이다. 물론 기업결합 승인 심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 롯데가 인천터미널 용지 개발을 접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공정위가 롯데마트의 하이마트 인수 때처럼 문제가 없다고 판단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포기할 수 없는 인천 상권 주도권 싸움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은 이 백화점의 지난해 전체 매출 5조4000억 원의 14.1%에 해당하는 7600억 원의 매출을 올린 ‘알짜’ 점포다.

신세계백화점 점포 가운데서는 4위, 백화점 업계 전체에서는 7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롯데가 인천에서 운영하고 있는 2곳의 점포 매출을 합친 것보다 크다.

롯데는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을 인수하면 인천 지역 상권의 주도권을 빼앗아 올 수 있다고 본다. 이 때문에 롯데는 인천터미널 땅과 건물을 사들이는 데만 8751억 원을 투입했다.

신세계 역시 공들여 키운 상권인 인천은 포기할 수 없는 곳이다. 신세계는 2017년 11월로 20년 장기임대 계약이 끝나는 인천점에 지난해 4월 1450억 원을 들여 주차타워를 만들고 매장면적을 1만7500m² 확장하기도 했다. 신세계가 “롯데와 인천시가 맺은 인천터미널 매각계약을 무효로 해 달라”며 낸 소송 결과에 따라 양측의 희비가 일단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지법은 본안소송 선고에 앞서 가처분 신청에 대한 결정을 이르면 13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롯데#신세계#인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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