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25년간 키워 온 꿈의 결실 ‘도요타 벤자’로 보여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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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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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 도요타 선임 외관 디자이너


“어릴 때 아버지께서 운전하시던 현대자동차 ‘쏘나타’를 보며 커서 내 손으로 자동차를 만들고 싶었죠. 23년간 키워온 꿈의 결실을 한국에서 보여주게 돼 흥분됩니다.”

최근 서울 광진구 광장동 W서울워커힐호텔에서 열린 도요타자동차의 크로스오버차량(CUV) ‘벤자’ 발표회에서 기자와 만난 이정우 도요타 선임 외관 디자이너(45·사진)는 상기된 표정이었다.

이 씨는 도요타가 미국에 세운 두 곳의 디자인 스튜디오 가운데 한 곳인 칼티 디자인 앤아버 스튜디오에서 자동차에 ‘겉옷’을 입히는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이번에 출시된 2013년형 벤자가 그의 작품이다.

“벤자의 디자인 키워드는 ‘텅빈 둥지(empty nest)’ 입니다. 자녀들이 독립하고 둘만 남은 중년층 이상 부부들이 원하는 차를 만들고 싶었죠. 언제든 자녀와 손자들을 태울 수 있을 만큼 공간은 넉넉하면서도 다른 사람의 시선도 사로잡는 멋진 스타일을 추구했습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세단의 장점을 모았다는 벤자는 CUV의 밋밋한 디자인을 피하려 최대한 애쓴 흔적이 엿보인다. 대형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상하단으로 연결되는데 도요타 엠블럼이나 안개등과 조화를 이룬다.

측면에서는 캐릭터 라인을 통한 스피디한 감각이 더해졌다. 섬세하면서도 매끄러워 세단의 세련미와 역동성이 동시에 묻어난다. 후면에는 스포일러와 뒷 유리창 기둥으로 이어지는 라인이 ‘S’자 형상으로 독특한 패턴을 적용해 길 위에서도 쉽게 벤자임을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이 씨는 초등학교 때부터 자동차 잡지에 나온 슈퍼카 사진을 수집하던 ‘자동차 키즈’였다. 고교 졸업 후 혼자 미국으로 건너가 캘리포니아 패서디나에 있는 아트센터디자인스쿨에서 자동차 디자인을 공부했다. 미국 포드자동차에서 인턴으로 시작해 제너럴모터스(GM)를 거쳐 2005년부터 도요타에서 일하고 있다. 2008년 첫선을 보인 벤자를 비롯해 ‘시에나’ 스포츠모델, ‘하이랜더’ 등이 그의 손을 거쳤다.

이 씨는 “한국인 특유의 손재주와 어떻게든 결과를 보겠다는 끈기, 근면함은 미국 자동차업계에서도 화제”라며 “미국에 있는 두 곳의 도요타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일하는 디자이너가 30여 명 있는데 이 가운데 한국인이 10명일 정도로 그 영향력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한국의 자동차 디자인에 대해 묻자 이 씨는 “도요타 안에서도 현대·기아차의 디자인은 화제”라며 “개인적으로는 기아차 ‘K5’의 디자인을 좋아하고 현대차 ‘쏘나타’는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혁신을 추구하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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