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dden Champion]박영동 동진볼트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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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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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품기일 ‘칼’… 협력사들 “박사장만 믿어”

박영동 동진볼트 사장이 경남 양산시 북정동 사무실에서 업무에 열중하고 있다. 동진볼트 제공
박영동 동진볼트 사장이 경남 양산시 북정동 사무실에서 업무에 열중하고 있다. 동진볼트 제공
“좋은 품질, 납품기일 지키기 등 신뢰로 쌓은 계약은 위기 때도 쉽게 끊어지지 않더군요.”

28명의 직원과 함께 지난해 62억 원의 매출을 올린 박영동 동진볼트 사장(54)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비결을 묻자 이같이 말했다. “당연한 것 아니냐”고 되물었더니 “실제 사업을 하다 보면 신뢰를 쌓는다는 게 쉽지 않다”며 “아무리 납기일이 촉박해도 발주자가 원하는 날에 정확히 공급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대답했다.

경남 양산시에 있는 동진볼트는 회사 이름 그대로 볼트를 만드는 곳이다. 여기서 만든 제품들은 각종 자동차에 쓰인다. 박 사장은 20세 때부터 해오던 볼트 생산이 손에 익자 1996년 동진볼트를 세워 자립했다. 익숙한 분야였지만 직접 사업을 시작하려니 자금도 부족하고, 네트워크도 약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세울 만한 것은 ‘기술’과 ‘납기일 지키기’뿐이었다. 그는 “하나둘 힘들게 뚫은 협력회사와 거래할 때는 약속을 목숨처럼 여겼다”고 말했다.

동진볼트는 1998년 외환위기 때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한결같았다. 박 사장은 “협력업체 대표들이 ‘우리는 박 사장만 믿고 간다’고 얘기할 때마다 뿌듯함과 동시에 무한한 책임감을 느꼈다”며 “다른 회사들의 주문량이 급감할 때도 우리는 거의 타격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기의 흐름을 타는 산업이지만 신뢰만큼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직원교육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일주일에 한 번씩 사내교육, 석 달에 한 번씩 외부 기관 전문가를 초청해 안전관리, 납기일을 지키기 위한 시스템 운영 등을 직원들에게 가르친다.

신뢰가 동진볼트를 지탱하는 하나의 축이라면 다른 하나는 기술력이다. 동진볼트의 직원들은 대부분 10년 이상의 베테랑이다. 박 사장은 “금형 설계가 아무리 복잡하고 어렵더라도 제품을 금방 만들어내는 것은 물론이고 불량품이 나오더라도 금세 알아차린다”며 “대기업에 가도 이만한 인재들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자랑했다.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회사이니만큼 안전과 기술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게 박 사장의 생각이다. 그는 “손톱 크기의 작은 볼트라고 사소하게 여겼다간 큰일 난다”며 “불량률 제로(0)를 위해 매년 수억 원의 연구개발(R&D) 비용을 들여 꾸준한 기술혁신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지금까지 소형 볼트 생산 위주였다면 앞으로는 대형 볼트 생산비율을 늘리고 해외로도 눈을 돌릴 계획”이라며 “조만간 연매출 100억 원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동진볼트#박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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