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빚 3000조 육박… 6개월새 103조 늘어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5일 03시 00분


가계-기업-정부 빚 합계 GDP의 234% 수준

가계 기업 정부 등 3대 경제 주체가 지고 있는 빚의 규모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총액이 3000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지목돼 온 가계부채 외에도 정부와 기업의 부채마저 증가 속도가 가팔라 한국 경제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가계 기업 정부의 부채 총액은 올해 6월 말 현재 2962조 원으로 올해 명목 국내총생산(GDP) 추정치 1267조 원의 233.8%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부채 총액은 한국은행이 집계하는 자금순환표상 일반정부, 비금융법인,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부채를 모두 합산해 산출했다.

지난해 말 부채 총액은 2859조 원으로 GDP의 231.1%였지만 6개월 만에 103조 원가량 늘면서 GDP 대비 부채비율도 2.7%포인트 늘었다. 특히 부채 총액은 2007년 말 1966조 원에서 올해 6월 현재 2962조 원으로, GDP 대비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201.7%에서 233.8%로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가계와 자영업자, 비영리단체 등이 집계에 포함된 가계부채는 2007년 말 795조 원 수준이었으나 2010년 1000조 원을 돌파한 뒤 올해 2분기(4∼6월) 1121조4108억 원으로 늘었다. 정부 부채는 2007년 말 276조 원에서 올해 2분기 말 471조 원으로, 비금융법인의 부채는 2007년 말 896조 원에서 2분기 말 1369조 원으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GDP 대비 부채비율이 가계와 정부는 85%, 기업은 90%를 초과하면 위험도가 큰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기준에 비춰보면 기업의 GDP 대비 부채비율은 2007년 91.9%에서 올해 2분기 108.1%가 돼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가계부채 역시 88.5%에 이르러 위험 경고등이 켜졌다. 다만 정부 부채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지만 2008년 말 30.0%에서 올해 2분기 말 37.2%로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부채가 계속 늘고 여기에 대외 충격이 닥치면 재정부담이 일시에 커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명활 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은 “다른 나라보다 정부의 부채비율이 낮아 양호한 편이지만 글로벌 경기 흐름상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단순히 부채 규모가 늘어났다고 해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며 “가계부채는 문제가 있지만 기업 부채는 기업의 보유 자산과 함께 비교해야 하고 부채의 성격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한국 빚#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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