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지주회사 전환에 이어 개별 회사가 각자 수평적으로 기업을 운영하는 ‘따로 또 같이’ 식의 수평적 의사결정 시스템을 도입한다. 각 계열사의 자율경영과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경영 체계를 바꾸는 것이다.
SK는 29, 30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아카디아연수원에서 최태원 회장(사진)과 계열사 사장단 등 그룹 최고경영진 30여 명과 사외이사 20여 명이 모인 가운데 ‘따로 또 같이 3.0을 통한 안정과 성장’을 주제로 최고경영자(CEO) 세미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2002년부터 시작한 ‘따로 또 같이’ 경영이 2005년 전 계열사 흑자 전환으로 이어졌고, 2007년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2단계 도약을 했다”며 “이제는 각 사 중심의 수평적 그룹 운영체계를 통해 3차 도약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또 최 회장은 “3차 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지주회사 전환 이후부터 줄곧 고민해 온 각 계열사 중심의 성장 플랫폼을 진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SK는 이에 대해 그룹의 경영체계가 수평적 의사결정 구조로 바뀐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SK는 지주회사가 그룹 차원의 중요한 의사결정이나 계열사 간 조정을 맡아 왔는데 앞으로는 이런 역할을 줄이고 계열사가 각자 수평적인 관계에서 협의해 문제를 풀어 간다는 것이다.
하지만 글로벌 사업처럼 그룹 단위의 협력이 필요한 분야에 대해서는 지주회사에 설치된 각종 위원회의 역할과 권한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는 게 SK 측의 설명이다. SK 각 계열사 CEO는 새로운 방안을 시행하기 위해 9월부터 사전 토론을 벌여 왔다. 따라서 이번 세미나에서 논의된 운영 방향은 각 계열사 CEO가 이사회와 자율적인 협의 등을 거친 뒤 내달 말 이후 확정할 예정이다.
SK 측은 계열사 단위의 이사회에 힘을 실어 주면 각 사의 의사결정이 빨라져 세계적 경기침체 등 경영 환경 변화에 더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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